영화 ‘범죄소년’ 서울보호관찰소서 이례적 시사회 “우리 위한 영화지만 부모님도 보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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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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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서울보호관찰소에서 열린 영화 ‘범죄소년’ 시사회 뒤 제작진과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호호호비치 제공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서울보호관찰소에서 열린 영화 ‘범죄소년’ 시사회 뒤 제작진과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호호호비치 제공
“전과나 문신 같은 게 있으면 배우가 되기 어렵나요?” “베드신 진짜로 했어요?” “(배우에게) 우아∼, 삭았네요.” “이 영화 하면서 얼마 받았어요?”

소년원을 드나들던 16세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범죄소년’의 시사회가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서울보호관찰소 대강당에서 열렸다. 14∼19세의 실제 보호관찰 대상자 200여 명이 참석해 영화 관람 뒤 강이관 감독(41), 주연을 맡은 서영주 군(14)과 대화를 나눴다. 이에 앞서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소년원에서 열린 시사회에서는 소년원생 200여 명이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 시사회가 소년원과 보호관찰소에서 열린 것은 이례적이다.

‘범죄소년’은 28일 폐막한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서 기획, 제작했다. 인권위는 2002년부터 ‘여섯 개의 시선’ 등 매년 한 편씩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며 ‘범죄소년’은 장편으로는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는 소년원과 법원, 경찰서 등에서 촬영하는 등 리얼리티를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매일 밤 걸려오는 ‘야간외출제한금지명령 전화’도 그대로 재연했다. 이 전화는 밤에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을 단속하기 위해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불특정 시간에 걸려와 컴퓨터로 본인의 목소리를 인식하는 전화다. 너무 현실적이었는지 영화를 관람한 보호관찰 대상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영화 관람 뒤 제작진과의 대화에서는 종종 웃음이 터졌지만 진지한 질문이 여럿 나왔다. 한 참석자는 “제가 어릴 때부터 사고를 많이 쳤어요. 공무원인 아버지는 저 때문에 진급도 못하시고…. 친구들에게 영화를 보고 한번 반성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우리들을 위한 영화이지만 ‘보호자’도 같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강이관 감독은 “‘(아이들이) 거울을 보는 것처럼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모두 위축되지 않고 ‘파이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11월 22일 개봉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범죄소년#서울보호관찰소#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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