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유적 발굴터에 장도빈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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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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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러시아 우수리스크 레르몬토프 거리 공원에서 산운 장도빈 선생의 발해 유적 발견 100주년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희태 박사, 정석배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송기호 서울대 교수, 산운 선생의 아들인 장치혁 고려학술문화재단 회장, 한규철 경성대 교수, 정영호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장. 우수리스크=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15일 러시아 우수리스크 레르몬토프 거리 공원에서 산운 장도빈 선생의 발해 유적 발견 100주년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희태 박사, 정석배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송기호 서울대 교수, 산운 선생의 아들인 장치혁 고려학술문화재단 회장, 한규철 경성대 교수, 정영호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장. 우수리스크=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1912년 10월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시의 숲에서 1000년 넘게 묻혀 있던 유적이 한국인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발해시대에 절을 받치던 초석(礎石)이었다. 네모난 자연석 위에 둥근 발해 양식의 원좌주초석(圓座柱礎石)을 놓고 그 주변에 햇무리 모양을 넣은 것이 틀림없는 발해 유적이었다. 이를 통해 발해 땅이 연해주까지 뻗어 있었음을 최초로 입증한 인물이 사학자, 교육자이자 대한매일신보 주필을 지냈던 산운(汕耘) 장도빈(1888∼1963·사진)이다.

일제강점기 연해주로 망명해 항일운동을 했던 산운은 일제가 왜곡한 고대사를 바로잡기 위해 고구려·발해사 연구에 앞장섰다. 그가 발해 절터 초석을 발견한 지 100주년을 맞아 초석이 있는 우수리스크 레르몬토프 거리 공원에서 15일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산운의 아들인 장치혁 고려학술문화재단 회장(80·전 고합그룹 회장)이 러시아 정부와 우수리스크 시, 러시아 연방극동대의 협조를 얻어 세운 비다. 장 회장은 “연해주에서 첫 국가였던 발해의 역사와 문화가 잘 보존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막식에는 이양구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올가 미하일로바 우수리스크 시 부시장, 알렉산드르 크루…코 연방극동대 발해연구소장, 정영호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15, 16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연방극동대 한국학대학에서 이 대학과 고려학술문화재단 공동 주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발해사 연구의 새로운 것’을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는 송기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한규철 경성대 사학과 교수, 정석배 한국전통문화대 문화유적학과 교수, 김희태 박사 등 한국 학자 4명과 러시아 학자 12명이 논문을 발표했다. 북한 김일성종합대 학자 6명도 논문을 제출했다.

송기호 교수는 연해주 발해 유적인 ‘콕샤로프카1’ 성터 발굴 결과를 바탕으로 발해가 황제국을 자처했음을 재확인했다. 송 교수는 “이 성터에는 당시 황제국의 관습대로 종묘 건물 7개가 나란히 있었다. 발해의 수도는 아니었지만 발해 멸망 직후 발해인들이 요나라에 저항한 중심지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은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자주국이 아니며 건국세력과 주민 모두 말갈인이었다고 주장한다. 한규철 교수는 “고구려 시대 미미했던 말갈이 갑자기 다수의 주민으로 활약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했음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말갈은 특정 종족의 칭호가 아니라 중국이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주민을 낮춰 부른 말임이 ‘삼국사기’를 통해 입증된다”고 설명했다.

우수리스크·블라디보스토크=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발해유적#발굴터#장도빈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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