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상대회 참가한 복종한 한용웅 최성은 씨가 말하는 ‘한식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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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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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진 주전자에 막걸리… 외국선 안통해”

수십 년 동안 해외에서 한식 관련 업무에 종사한 전문가들은 “한식 세계화는 성공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서두르지 말고 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캐나다 한인상공실업인총연합회 복종한 회장, 미국 한인식품 및 주류상 총연합회 한용웅 회장, 일본한식넷 최성은 부회장(왼쪽부터). 사진 제공 재외동포재단
수십 년 동안 해외에서 한식 관련 업무에 종사한 전문가들은 “한식 세계화는 성공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서두르지 말고 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캐나다 한인상공실업인총연합회 복종한 회장, 미국 한인식품 및 주류상 총연합회 한용웅 회장, 일본한식넷 최성은 부회장(왼쪽부터). 사진 제공 재외동포재단
“막걸리를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에 마시는 것, 우리가 보기엔 참 정겹고 매력적이죠. 하지만 막걸리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20일 제9회 세계한상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에서는 ‘세계인이 즐기는 우리식품(한식)’을 주제로 비즈니스 세미나가 개최됐다. 세미나에 참가한 미국 한인식품 및 주류상 총연합회 한용웅 회장, 캐나다 한인상공실업인 총연합회 복종한 회장, 일본 한식넷 최성은 부회장에게 한식 세계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한식 세계화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만 현지화에 대한 준비 없이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최 부회장은 “우리가 멋있고, 정겹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외국인에게 통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일식과 청주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급화와 현지화가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뉴욕에서 성공한 비빔밥 집만 보더라도 한국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라 넣는 고추장의 양, 들어가는 재료 등을 현지화 해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식재단 등에서 한식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복 회장은 “메인 메뉴 외에 밑반찬이 많은 것이 한식의 특징인데, 정작 밑반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이 음식의 재료는 무엇이며, 칼로리는 얼마인지, 그리고 구입하고 싶다면 어디서 구입할 수 있다는 식의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면 외국인의 거부감도 낮출 수 있고 한식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지만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복 회장은 “떡볶이 막걸리 불고기 등은 외국인들도 매우 좋아한다”며 “캐나다 밴쿠버에는 아예 한국 사람이 막걸리 공장을 차려 주변 지역에 납품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조리하기가 쉽고, 먹기도 편한 냉면의 경우 훌륭한 한식 선두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다만 대중화라는 명목 아래 무조건 가격을 낮춰 한식 메뉴를 선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급주의’ ‘성과주의’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최 부회장은 “지금 정부에서는 ‘1, 2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며 “한식 세계화를 농식품 수출 확대의 도구로 보지 말고, 우리 문화를 전파한다는 개념에서 길게 보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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