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서 소년원에 보내달라고 간청했던 10대가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담당 판사에게 감사의 편지(사진)를 보내왔다. 25일 법무부 신촌정보통신학교(춘천소년원)에 따르면 올 6월 초 춘천지방법원에서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이모 군(16)은 담당 판사에게 소년원에 보내달라고 간청해 9호 처분(단기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았다. 이 군은 심리 당시 “소년원에 가면 검정고시로 학교 교육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지도해 준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 기회에 불량 친구들과의 관계를 끊고 중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군의 진정성을 느낀 심재완 판사(35)는 송치 처분을 내린 뒤 이 군을 직접 데리고 춘천소년원을 방문해 교육시설을 둘러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교육 기간에 이 군을 면회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 군은 이달 2일 고입검정고시를 치렀고 24일 당당히 합격증을 받았다. 자신을 돌봐준 심 판사에게는 “처음 소년원 송치 처분을 내려달라고 말했을 때는 솔직히 겁이 났지만 좋은 선생님들의 교육 덕분에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며 “판사님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12월에 소년원에서 나오는 이 군은 그 때까지 다른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 판사는 “교육 기간에 이 군이 두 차례나 감사 편지를 보내와 기특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합격 소식까지 들려줘 매우 기뻤다”며 “재판 시 청소년들을 깨우쳐 주기 위해 이 군 얘기를 사례로 들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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