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비 구분 첨단레이더 도입하고 외국어 날씨 서비스도 제공 예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켄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취임 1주년

“어려운 기상정보를 일반인이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들 겁니다. 또 국내에 사는 외국인들을 위해 외국어 날씨 서비스 제공도 구상 중입니다.”

켄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67)이 19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 다울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여서 예보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며 “관측, 예보, 해양 등 10개 분야의 선진화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4월 기상레이더센터(WRC)를 설립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크로퍼드 단장은 지난해 8월 20일 기상청 차장급(1급)으로 임용된 국내 첫 외국인 고위 공무원. 미국 기상청에서 예보관 등으로 30년 가까이 일한 기상예보 전문가로 1989년부터는 미 오클라호마대 석좌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상 레이더 관측 방법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 국토해양부, 공군 등 3개 기관의 레이더 운영이 제각각인 데다 관측 자료도 공유되지 않아 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 심지어 기상청 운영 레이더 관측 망도 표준화된 강수산출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많다고 크로퍼드 단장은 지적했다.

크로퍼드 단장은 국내 기상과학 연구 환경과 전문가 부재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과학을 다루는 기상청에서는 한 사람이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하지만 인사 정책에 따라 많은 직원이 2년마다 보직을 바꿔 연속성 있는 업무추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근무여건이 나은 편이 아닌데도 재능 있는 한국 과학자가 미국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기상청-국토부-공군 자료 공유해야 정확도 높아져”

크로퍼드 단장은 기상청이 앞으로 추진할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2011년까지 눈과 비를 구분할 수 있는 첨단 이중편파 레이더를 도입하고 예보 통보문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그래픽 형태로 발표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많은 만큼 2, 3년 안에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날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기후자료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국가기후자료센터’를 내년까지 건립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국가기후자료센터에 축적된 정보를 토대로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한편 4대강 살리기 사업, 한반도와 아시아 국가의 물 부족 상황 등 다양한 기후 환경 변화를 분석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