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암 선생 50주기 추도식… 재평가 활발

  • 입력 2009년 8월 1일 02시 57분


31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 공원묘원에서 열린 죽산 조봉암 선생의 50주기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인사하고 있다. 추도식에는 130여 명의 사회 각계 인사가 참석해 고인의 정신을 기렸다. 원대연  기자
31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 공원묘원에서 열린 죽산 조봉암 선생의 50주기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인사하고 있다. 추도식에는 130여 명의 사회 각계 인사가 참석해 고인의 정신을 기렸다. 원대연 기자
“평화통일 제창한 선각자”… 의원 130명 등 명예회복 청원

죽산 조봉암 선생(1898∼1959)의 50주기 추도식이 31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 공원묘원 내 죽산 묘지에서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렸다.

죽산은 일제강점기 때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을 이끌고 1948년 초대 농림부 장관을 지내며 농지개혁을 주도한 인물. 그러나 1959년 간첩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으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2007년 9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죽산 선생의 사형을 ‘비인도적 인권유린이자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국가 차원의 사과와 피해 구제, 명예 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유족들이 대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아직 재심 개시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

이날 추도식엔 김용기 기념사업회장,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박찬종 이부영 전 국회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김학준 동아일보 회장 등 정치권 및 학계 인사 130여 명이 참석해 그의 정신과 업적을 기렸다.

김 기념사업회장은 “죽산 선생은 넉넉지 못한 가정환경에도 늘 민족사랑, 나라사랑 정신을 갖고 살았고 근본 목적이 ‘민생’에 있었다”며 “그가 무력이 아닌 평화를 통해서도 잘살 수 있다고 한 것은 세계적인 가치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림 시인이 추도시 ‘당신의 목소리가 들린다’를 낭독하자 추도식 참석 인사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추도시는 죽산 선생이 생전에 강조한 ‘소통’ 정신을 담았다.

‘당신의 목소리가 들린다/서로 귀를 열자는./당신의 목소리가 들린다/활짝 마음을 열자는./생각이 다르고 말이 다른 사람들이/귀를 열고 마음을 열 때/세상은 아름다워진다고.’(추도시의 일부)

한편 죽산 서거 50주기를 맞아 그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나라당 박상은,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정사상 첫 ‘사법살인’ 희생자로 꼽히는 조봉암 선생의 명예회복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며 조속한 명예회복을 청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여야 국회의원 130여 명과 이수성 전 국무총리, 백낙청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등 사회원로 18명이 서명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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