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된 변호사… 이경권 씨 의사시험 합격

  • 입력 2008년 1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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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소송 전문 변호사가 의사고시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의사가 변호사 자격증을 딴 사례는 여러 번 있었지만, 변호사가 의사 시험에 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제72회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경권(38·사진) 씨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사법고시 41회에 합격한 뒤 2년 동안 법률사무소에서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그는 실력 있는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가 되려면 의대에 진학하라는 주변 의사 친구들의 조언에 따라 2004년 가톨릭대 의대에 편입했다. 당시 경쟁률은 36 대 1.

이 씨는 의사자격증을 땄지만 인턴 수련을 마치면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그는 “의료전문 변호사 중에도 의학 지식이 부족해 소송 쟁점을 잘못 파악하는 일이 적지 않다”며 “법조계와 의료계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추고 수준 높은 의료전문 변호사 서비스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의사고시에서는 ‘새터민(탈북자) 여의사’ 1호도 탄생했다.

이경미(41) 씨는 북한 평양의학대 박사원(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외과의사로 활동하다 2004년 탈북한 뒤 이번에 남한의 의사고시에 합격했다.

이 씨는 “의사시험을 준비하면서 의료 영상자료 분석이 특히 어려웠다”며 “남한에서는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첨단 의료기기를 이용한 진단이 일상적이지만 북한에서는 고위 계층도 사용하기 힘든 시설”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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