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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6월 5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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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강변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다 문득 쳐다본 강의 모습, 얼핏 익숙한 풍경화인 듯하지만 작가의 심상(心像)이 담겨 있다. 그림과 닮은 곳은 실재하지 않는다. 작가 마음 속에 있을 뿐이다.
작품을 구상할 때 떠올린 것은 물 위를 달리는 무념(無念)의 경지다. 그림처럼 넘실거리는 물 위에 번잡한 세상사를 모두 떠내려 보냈으면…. 제목 ‘세월을 비껴가며’도 그런 마음을 담았다.
작가는 전시작 36점중 이 그림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한다. 우연히 접한 자연 풍경을 모자이크해 내면의 감정을 드러내는 작업이 작가만이 누리는 혜택이자 재미라고.
전시작의 제목은 ‘내 생의 바다’ ‘날으는 새떼 속에 내가 있다’ ‘새는 늘 외롭고 인간은 때로 외롭다’ 등 서정적 비유를 함축하고 있다. 전시는 그만큼 작가가 살아온 삶의 풍경을 담고 있는 셈이다. 8일까지. 02―730―0030.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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