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에디슨EV 등 42개사 상폐 위기… 대주주 ‘먹튀’ 엄벌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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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대금 마련을 목적으로 인수했던 코스닥상장사 에디슨EV 등 상장사 42곳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사들이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코스피 4개사, 코스닥 38개사에서 비적정 감사의견으로 인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한다. 해당 기업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대표 사례인 에디슨EV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 회계법인이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를 검토했지만 감사의견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에디슨EV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그런데도 이 회사 주가는 에디슨모터스에 인수된 것을 계기로 작년 5월 1500원 수준에서 6개월 후 장중 8만2400원까지 뛰었다.

주가가 급등하는 동안 대주주 투자조합들은 기존 최대주주가 들고 있던 주식을 사들인 뒤 몇 달 후 대부분 처분해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들 조합은 지분을 쪼개서 매입하는 수법으로 1년 동안 매매를 하지 못하도록 한 보호예수 규제와 공시 의무를 모두 피했다. 애초에 쌍용차 인수가 목적이 아니라 주가 시세차익을 노린 먹튀가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의 조사가 어떤 식으로 결론 나든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심각하다.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최종 판단할 때까지 장기간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최악의 경우 주식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먹튀 대주주는 처벌을 피해가거나 가벼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에 불공정 거래가 많은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꼽고 있다. 미국은 부당 이익을 전부 반환하게 하고 민사 제재금도 별도로 부과한다. 형사 처벌 수위도 높아 최악의 회계 부정을 저질렀던 엔론의 전 최고경영자는 24년형을 선고받았다. 한국도 문제가 드러나는 기업을 엄벌하고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흐리는 행위를 뿌리 뽑아야 국내 기업 주가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할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쌍용차 인수대금 마련#42개사 상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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