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바이오 인력 허브 된 한국[기고/권덕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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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대한민국을 단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접종을 진행했지만 백신 접종률은 아직도 고소득국가와 중·저소득국가 사이의 격차가 크다.

WHO는 백신 공급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컨소시엄을 ‘mRNA’ 기술 이전 허브로 선정했다. 또 지난달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의 13개 국가를 기술이전 수혜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생산시설과 기술을 이전하는 것만으로는 백신 생산역량을 바로 늘리기 어렵다. 숙련된 생산인력이 백신 생산역량 강화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WHO는 이들 국가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인력을 교육하고 훈련할 ‘WHO 인력양성 허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번 WHO 인력양성 허브 선정은 한국이 중·저소득국 백신 생산 인력에게 교육 훈련을 제공하는 글로벌 백신·바이오 인력 양성의 중심 국가가 된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60여 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현재 우수한 보건의료시스템을 갖추고, 백신 및 바이오 의약품을 세계 각국에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는 백신 생산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WHO는 한국을 인력 양성 허브로 선정한 이유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한국의 우수한 백신·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 및 인프라를 꼽았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전략’을 수립해 바이오의약품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백신 신속 개발 등을 위해 2022∼2026년 2조2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의약품 생산기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은 세계 2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역량을 가지고 있다. 또 한국은 인천과 충북 오송의 바이오 생산공정 공공교육장 등 실습이 가능한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백신·바이오 의약품 생산 이론과 실습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향후 교육시설인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를 마련하면 연간 2000여 명의 바이오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WHO 인력양성 허브 선정은 장기적으로 한국이 바이오산업 선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바이오 기업의 인재를 강사로 활용하고, 해외 교육생에게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현장을 견학하도록 하면서 한국 바이오 기업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이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코로나19는 인류의 마지막 감염병이 아니다. 언제든지 신종 감염병이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이번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선정을 계기로 한국이 전 세계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는 한편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보건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who#바이오 인력 허브#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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