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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北 통신선 복원, 또 미사일로 뒤통수 안 친단 보장 없다

입력 2021-10-05 00:00업데이트 2021-10-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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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9시 55일 만에 복원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남북 통신연락선. 통일부 제공4일 오전 9시 55일 만에 복원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남북 통신연락선. 통일부 제공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어제 복원했다. 8월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은 지 55일 만이다. 북한은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 데 선결되어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통신선을 복원했으니 남측도 성의를 보이라는 요구다.

북한이 통신선을 복원한 것은 최근 이어진 ‘남한 길들이기’가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은 김여정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등을 밝힌 지 사흘 만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신선 복원을 밝힌 다음 날 지대공 미사일을 쐈다. 이렇게 대화와 도발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계획된 행태에 정부는 ‘도발’이란 말조차 꺼내지 못하며 움츠릴 뿐이었다. 북한은 이번에 미사일 발사에 딴소리가 못 나오게 입막음을 단단히 했다고 여길 것이다.

북한이 앞으로 유화적인 공세를 펴며 추가적인 요구 사항을 꺼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콱 막힌 미국과의 대화에서 한국이 북한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대변해 주기를 촉구하는 듯한 모습은 이미 엿보인다.

통신선은 언제든 끊고, 다시 복원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대화에 진지하게 임할 자세가 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북한은 7월 남북 정상 간 합의라면서 통신선을 복원했지만 한미 연합훈련 중단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주 만에 연락을 끊기도 했다. 정부 일각에서 제재 완화나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회동 얘기가 나오지만 성급한 기대일 뿐이다. 이러다 북한이 돌연 미사일 도발로 뒤통수를 칠지 누가 알겠나.

통신선 복원은 관계 회복의 출발점일 뿐이다. 북한을 너무 자극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끌려가는 저자세만 보이다가는 요구치만 터무니없이 높아질 뿐이다. 북한의 널뛰는 대남 메시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차분히 대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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