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동산·주식 거품 외환위기 직전 수준이라는 한은의 경고

동아일보 입력 2021-06-23 00:00수정 2021-06-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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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민간 부채, 자산가격 상승과 관련해 한국은행이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이 커졌다”며 경계경보를 울렸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작년 2월부터 정부가 피해를 본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금리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밖으로 터져 나오지 않고 있을 뿐 속으로는 금융시스템의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다.

한은이 어제 내놓은 ‘2021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 취약성 지수’는 올해 1분기 58.9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60.0 이후 가장 높아졌다.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기관의 복원력 등을 0∼100 사이로 평가하는 이 지수가 높으면 국내외의 충격이 발생했을 때 금융시장과 전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지수는 91.7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2분기의 93.1에 바짝 다가섰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금융 불안은 해소되고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취약성은 오히려 확대됐다”고 했다. 코로나의 금융충격은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에 국한됐지만 20, 30대까지 ‘영끌’로 아파트 매입에 나서 1년 만에 집값이 수억 원씩 폭등하고, ‘빚투’로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 주가가 사상 최고를 경신한 것이 금융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한은은 “소득 대비 비율(PIR) 등을 고려할 때 서울 등의 부동산 가격이 고평가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공급 부족 등 다른 원인이 있다곤 해도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많은 만큼 국내외에서 금리 인상, 긴축이 본격화하면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상화폐와 관련해서도 한은 관계자는 “과도한 위험추구 행위의 결과물”이라며 투자자들에게 경각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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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금융시장 불균형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몇 년 내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다시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한은은 경고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험한 것처럼 금융으로 인한 경제위기는 국민의 삶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금융 리스크가 커진 데는 글로벌 요인도 적지 않지만 우선 국내적으로 할 수 있는 대책만이라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과도한 공공부채와 가계부채, 기업대출의 고삐를 조이는 데 본격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금융시스템 균열#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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