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靑 ‘중수청 속도 조절’ 주문에도 내 갈 길 간다는 與 강경파

동아일보 입력 2021-02-25 00:00수정 2021-02-2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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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립해 검찰에 남아 있는 부패, 경제 등 6대 범죄에 대한 직접수사권을 넘기는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여권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어제 페이스북에 중수청 설립과 관련해 “무엇을 더 논의해야 한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신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수사기소분리TF 팀장인 박주민 의원은 “(박범계 법무장관의 발언이) 검찰개혁 시즌2의 속도 조절(이라는 의미)이냐라는 부분에 있어서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대통령께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언 형태로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됐다. 중수청이 설립되면 검찰의 수사권은 완전히 없어져 형사사법체계에 큰 변화가 온다. 올해 신설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국가수사본부가 자리를 잡을 시간도 필요하다. 속도조절론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내에선 “내부 갈등까지 무릅쓰면서 중수청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그제 황운하 의원 등이 공청회를 열어 신속한 중수청 추진을 요구한 데 이어 추 전 장관도 가세한 것이다. 이러자 어제 박 장관은 “대통령이나 저나 속도 조절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에서 “박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문 대통령이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중수청 설치와 이에 따른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가 공정하고 효율적인 형사사법체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지 아직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중수청 설치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더라도 과도기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심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에 대통령의 의중에 대한 논란까지 감수하면서 여권 일각에서 중수청 설치를 밀어붙인다면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졸속 입법 추진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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