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수처 구성도 안 됐는데 중대범죄수사청은 또 뭔가

동아일보 입력 2021-02-17 00:00수정 2021-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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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직접수사 영역을 담당할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산하 수사기소권완전분리 태스크포스(TF) 팀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 안건이 이미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보고됐으며 이달 중 관련 법 개정 발의에 이어 6월 법 통과가 목표라고 밝혔다. 민주당 뜻대로 된다면 검찰청은 6개월 정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초부터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으로 분리된다.

올 초부터 검찰의 직접수사권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 등 6대 영역으로 제한되고 나머지는 경찰이 직접수사권을 갖는 검경수사권 조정이 시행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갓 출범해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형사사법 체제의 틀을 흔드는 큰 개혁을 했으면 그로 인한 수사력의 공백은 없는지 얼마간은 지켜보는 것이 책임 있게 국정을 운영하는 자세다. 검경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지 고작 한 달을 넘겼을 뿐이고 공수처와 경찰 국가범죄수사본부는 채 구성도 되지 않았는데 다시 형사사법 제도의 틀을 흔들겠다니 황당할 따름이다.

박 의원은 공수처에 수사권과 함께 검찰 고유의 기소권까지 부여해 수사기소권 완전분리의 원칙을 깨는 데 앞장섰다. 검경수사권 조정 당시 검찰은 경찰의 부당한 수사를 통제할 장치만 있으면 직접수사 영역을 갖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했으나 조국 전 민정수석이 검찰에 직접수사 영역을 남겼다. 이랬던 박 의원과 조 전 수석이 이제 와서 수사기소권 완전분리를 외치고 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검찰의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막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면 서둘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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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으로 보면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하되 필요한 경우 검찰이 부당한 수사를 통제할 수 있는 길은 열어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검찰이 해온 수사를 다른 수사기관에 넘기는 과정에서 수사력의 공백이 생기지 않아야 하고 공수처와 경찰의 부당한 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도 필요하다. 형사사법 제도를 계속 개혁해 나가되 지금으로서는 기존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를 안착시키는 데 전념해야 한다.
#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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