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홍익표 의원의 뒤틀린 언론관과 막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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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은 어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도중 “법조 기자가 다 받아쓰기만 한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조 기자단을 해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 측이 밀어붙이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에 대한 비판적 언론 보도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의 무원칙한 수사지휘권과 감찰권 남용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받아쓰기로 몰아가는 것은 홍 의원의 언론관이 얼마나 비뚤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홍 의원은 또 “진보매체인 한겨레, 경향과 공영방송인 KBS, MBC부터 법조 기자단을 철수시켜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개혁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도 했다. 특정 언론사명까지 거론하면서 편을 갈라 정부여당에 줄을 서라고 겁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홍 의원은 2월 ‘민주당을 빼고 찍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에 대한 고발을 주도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언론관만 뒤틀려 있는 것이 아니다. 홍 의원은 같은 달 코로나19로 고통 받던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 ‘봉쇄 조치’ 발언을 해 지역 주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2013년에는 한일 정상을 귀태(鬼胎·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의 후예라고 비난해 물의를 빚은 전력이 있다.

홍 의원이 원장직을 맡고 있는 민주연구원은 집권여당의 주요 정책과 전략을 다루는 싱크탱크다. 홍 의원의 발언을 일과성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다.

최근 일부 여당 의원들은 신문사에 편집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해 언론의 자율성을 침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홍 의원의 발언이나 편집위원회 설치 의무화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잘못된 언론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필리버스터#막말 논란#홍익표 언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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