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광현]CES 2019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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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1년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린 제1회 만국박람회는 산업혁명의 나라 대영제국의 자부심과 위용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행사장 메인 건물 수정궁(The Crystal Palace)은 철강과 유리로 지어졌다. 돌과 벽돌의 시대가 지나가고 산업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밤을 밝히는 가스등, 배수용 펌프 등은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로 세계 곳곳에서 몰려온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산업화시대의 대축제가 만국박람회라면 정보화시대의 대축제는 지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소비자전자제품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1967년 뉴욕에서 시작된 CES는 연초에 열리는 세계 최대 전시회로 그해 기술 트렌드를 보여주는 자리다. 행사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키워드로 인공지능, 스마트홈, 디지털 헬스케어, e스포츠, 스마트시티 5가지를 꼽았다. 특히 올해 전시회는 이 모두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원동력으로 이동통신기술 5세대(5G)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작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 한국이 처음 상용화에 성공했음을 세계에 알린 그 기술이다. 5개 키워드, 5G 모두 제도적 뒷받침만 된다면 기술적으로는 한국이 얼마든지 해볼 만한 분야들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전시회에서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가 자동차다. 가전제품 전시장을 자동차 회사들이 점령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벤츠, 도요타, 아우디, 혼다 등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가 모두 CES에 참가해 전자·정보통신기술의 총집약체가 자동차란 걸 유감없이 보여줬다. 심지어 벤츠는 신차 모델을 모터쇼가 아니라 이번 CES에서 발표했다.

▷중국 기업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불과 4, 5년 전만 해도 벤처기업 수준이던 회사들이 이제는 중견을 넘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해 전시회에서 무시 못 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970년대 미국 기업들은 CES를 두고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에 미국 시장을 공략할 홍보 마당을 깔아준다고 불평했다. 이제 그 불만이 중국 기업들을 향하고 있다. 모두 한국의 미래가 걸린 변화들이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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