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배준영]경제 일으키는 아트센터인천 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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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인천국제공항을 나와 인천대교를 건너다보면 멀리 국제도시 송도가 보인다. 송도에서는 짙은 살구색의 벽을 두른 유리건물이 바로 눈에 들어오는데, 이 건물은 ‘아트센터인천’이다. 아트센터인천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구부린 손을 모태로 만들었다.

2600억 원이 들어간 아트센터의 콘서트홀은 지난해 완공됐다. 하지만 아직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개발이익금 환수, 하자 보수, 기부채납 등의 문제로 시행사와 시공사, 관리청 등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최신 시설의 콘서트홀을 놀리고 있다. 황당한 것은 개관을 해도 문제다. 인천시가 운영하면 매년 3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재정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인천시에 골칫거리를 떠안길 수도 있다. 더구나 오페라하우스 등이 들어설 추가 시설에는 2200억 원이 더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나름대로 최적의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인기를 끌 수 있는 공연을 올려야 하고 유료 관람객도 꾸준히 확보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상업성이 담보되는 뮤지컬 등의 공연을 올려 수익을 늘려야 한다. 공연장 주변에는 먹거리, 볼거리 등을 갖춰서 부가수입을 올려야 한다. 미국 뉴욕의 공연가인 브로드웨이는 공연뿐 아니라 유무형의 간접 효과로 지역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결국 아트센터인천은 경영 감각을 지닌 사람이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공사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6년이나 늘어 모두 16년이 걸렸다. 그동안 공사비도 10배나 늘었다. 하지만 1973년 완공 후 매년 3000건 이상의 공연이 열리고 2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오간다. 2007년에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부가가치는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예술은 돈만 투입한다고 저절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 문화 시설들도 지방자치단체 등의 재정부담만 가중시키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 아니라 경제를 일으키는 ‘미다스의 손’이 되기를 기대한다.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아트센터인천#인천시#수익모델#오페라하우스#지역 문화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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