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한민족 얼이 담긴 무궁화를 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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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규 사단법인 대한민국 무궁화 선양회장
양천규 사단법인 대한민국 무궁화 선양회장
무궁화는 현란한 꽃은 아니지만 3개월여 피어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개별꽃으로는 아침에 피어 저녁에 시들지만 다시 맺고 다시 피어 지속적인 끈기를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청아한 기품과 은근한 겸손을 일깨우는 ‘중용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무궁화를 통해 긍지와 자부심이 고양되고 확산돼 왔기에 우리 민족 모두가 뜨거운 감사를 느껴야 할 것이다.

또 무궁화는 한민족 정신과 뿌리의 얼을 담고 있고 반만년 역사의 우리 민족과 동고동락한 겨레의 꽃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조국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던 독립군은 태극기와 무궁화를 보며 향수를 달래고 투지를 다졌다. 국민 모두가 사랑으로 보살피며 소중히 여겨 후세에 보전해야 할 민족의 보물이다.

이처럼 무궁화에 깃든 의미를 공유하고 그에 따른 소명의식을 확산하는 운동에 온 국민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나라를 상징하는 대표적 표상인 국기와 국가, 국화는 애국심을 드높인다. 모든 공식 행사에서 가장 먼저 국민의례를 통해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을 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묵념을 드린다. 그러나 국화인 무궁화는 어떤가. 애국가 후렴구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에만 있을 뿐 실제로 전국에 몇 주나 식재돼 있는가.

나라를 보존하고 지키려면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워야 하고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국가 상징물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간직해야 한다. 무궁화가 언제부터인지 주변에서 보기 힘들어지고 서양 꽃에도 밀리고 있다. 몇 년 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부분의 학생이 무궁화의 생김새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언제부턴가 봄철 벚꽃 축제의 화려함이나 가을철 코스모스와 단풍의 겉모습에 더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이 얼마나 부끄럽고 한심스러운 일인가.

무궁화 심기는 한국의 얼을 지켜나가는 주춧돌이 될 수 있다. 뿌리 없는 나무가 바로 설 수 없듯이 얼을 잃어가는 민족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라져가는 우리의 꽃 무궁화를 지켜내는 길은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뿐이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하겠지’란 생각을 버리고 우리 모두 무궁화 심기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3·1 독립운동은 선열들이 합심한 희생정신이고 8·15 광복의 감격은 이 희생정신이 결실을 맺은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식목일에 무궁화를 심는다면 광복절에 환한 미소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무궁화의 정취에 온 국민이 빠져들 것이다.

양천규 사단법인 대한민국 무궁화 선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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