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연평도 피격 3년, 비장한 각오라야 도발의지 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3일 03시 00분


3년 전 북한이 자행한 연평도 포격 도발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북한은 3주년 전날인 어제 ‘연평도, 청와대 불바다’ 운운하는 호전적 대남(對南)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은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남한 영토를 포격해 군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까지 숨지게 하고도 “남한의 도발에 대한 반격이었다”고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우리 군의 우리 수역 내 포사격 훈련을 트집 잡아 북한은 민간인 지역을 포함해 연평도 곳곳에 포탄 170여 발을 퍼부었다. 이것이 사태의 진상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다시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북한은 2월 3차 핵실험을 한 뒤 여름 무렵까지 서해5도, 서울, 미국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한 데 이어 또다시 불바다를 언급했다. 북한의 협박을 단순한 말 폭탄으로 넘길 수는 없다. 다음 달 집권 2년을 맞아 김정은의 대남정책이 더욱 강경해질 소지도 있다. 김정은은 올해 세 차례나 연평도 코앞의 무도와 장재도를 방문해 우리를 자극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다시 공격하면 도발 원점은 물론이고 지휘부까지 응징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백령도와 연평도에 병력을 증원하고 북한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파이크 미사일과 코브라 공격 헬기도 배치했다. 이에 맞서 북한은 170mm, 240mm 장사정포를 전진 배치하고 기습 공격에 동원할 공기부양정과 공격 헬기 배치도 마쳤다.

또다시 당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3년 전 연평도에 6문의 K-9 자주포가 있었지만 3문은 고장 나 대응 포격을 하지 못했다. F-35A로 결정된 차기 전투기 선정도 대상 기종이 오락가락하고 도입 대수가 40대로 줄면서 군 수뇌부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고 전투기 공백 우려도 커졌다. 북의 핵과 미사일에 맞설 미래 전략도 필요하다. 국민도 깨어 있어야 한다. 연평도 피격 당시 국민이 가졌던 경각심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나.

연평도를 비롯한 서북5도는 우리에게 불침(不沈)의 전함 같은 전략적 자산이다. 반면 북한에는 옆구리를 겨냥하는 비수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없애자는 김정일의 요구에 맞장구를 쳐 국론 분열을 초래했다. 제2의 연평도 사태를 막으려면 정부와 군, 국민이 NLL과 서북5도를 사수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
#북한#연평도#불바다#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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