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성윤]연예병사 제도, 본질적 개혁이 필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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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
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
연예병사들이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한 방송사가 현장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연예병사의 군기 위반 사례를 여과 없이 방영했기 때문이다. 여론은 들끓었고 국방부에서 연예병사제도 운영 전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연예병사제도의 본질부터 파악하는 게 순서다. 이 제도를 통해 누구에게,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홍보하겠다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홍보타깃’과 ‘콘텐츠’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 제도를 살펴보자. 연예병사들은 장병 위문공연에서 장기를 선보이고, 국방TV와 라디오의 출연자로 활동한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일부 병사는 국가 행사에 참가해 군사외교사절 역할도 한다.

하지만 연예병사제도는 홍보타깃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걸그룹에게 환호하는 병사들은 연예병사에게는 관심이 없다. 일부 병사는 연예병사에게 위화감을 느낀다. 대중은 이들을 군인이 아니라 군에 가 있는 연예인으로 인식한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현재의 운영제도는 연예병사 개인의 재능에 의존할 뿐 사기 진작과 모병 홍보라는 목표를 위한 콘텐츠와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필자는 홍보콘텐츠 중심의 통합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군대를 소재로 군 내부는 물론이고 국내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공연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 따라서 ‘국군체육부대’를 ‘국군문화·체육부대’로 확대 개편하면서, 그 안에 ‘국군문화공연단’을 두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단원 선발도 입대 전 인기보다는 공연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는 특기를 지닌 병사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

최근 군에서 제작한 뮤지컬 몇 편이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군 내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종류의 창작공연을 제도화하고 시스템화해야 한다. 잘 만든 군 뮤지컬 한 편은 수백 대의 전차보다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고, 수백 명의 외교관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
#연예병사 제도#군기 위반 사례#홍보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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