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대강 사업’ 태국 수출, 물산업의 미래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2일 03시 00분


한국수자원공사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삼환기업 등 5개 건설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태국의 물관리 9개 사업 중 방수로, 저류지 등 2개 부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6조2000억 원(약 1630억 밧)으로 전체 사업비 11조5000억 원(약 2910억 밧)의 56%다. 해외 수주 물관리 사업 중 사상 최고액이며 해외건설 수주로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이라크 신도시 등에 이어 5번째다.

2011년 대홍수를 겪은 태국은 짜오프라야 강 등 25개 강의 치수(治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초대형 프로젝트로 한중일 3국 정상이 직접 나서 지원하고, 태국 총리에게 호소할 만큼 수주전이 치열했다. 우리 컨소시엄은 발주액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만큼 선전(善戰)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물산업 시장은 올해 약 400조 원 규모다. 2025년에는 1000조 원대로 성장할 미래산업으로 플랜트 기술 선진국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태국 진출로 우리 업체들은 글로벌 물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번 수주는 4대강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해외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있다. 국내 일각에서는 담합과 부실이 있었다며 4대강 사업 전체를 깎아내리고 있다. 일부 부실을 과장해 홍수 예방, 용수 확보 등 치수사업 본래의 효과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치수 경험과 기술을 더 많이 수출하기 위해서라도 4대강 사업의 공과(功過)는 가려야 한다.

아쉬운 점은 우리 컨소시엄이 물관리 시스템을 수주하지 못한 것이다. 공사가 하드웨어라면 물관리 시스템은 댐과 보 관리를 통한 홍수 통제, 즉 소프트웨어에 해당한다. 그래서 금액은 전체 사업비의 1.3%에 불과하지만 공을 들여왔다. 비록 실패했지만 한국은 시스템 부문에서도 세계 정상급 경쟁자임을 입증한 것은 의미가 있다.
#4대강 사업#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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