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경열]中企는 ‘배움, 기회, 창조’의 전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이경열 인덕대 산학협력단 주얼리 디자인과 교수
이경열 인덕대 산학협력단 주얼리 디자인과 교수
대학생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인다.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쁜 것이 큰 원인이다. 놀거나 아르바이트를 할지언정 중소기업 취업은 꺼린다. 중소기업을 3D(Dirty, Danger, Difficulty)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작업환경이 더럽고, 하는 일이 위험하고, 힘들다는 의미다. 이는 1980년대의 일이다.

그런데 이런 3D업종은 이미 중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겨간 지 오래다. 공장지대에는 사무실과 다름없는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고 최근에는 첨단지식산업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공장보다는 연구소나 사무실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이제 중소기업은 3D가 아니라 3C의 시대가 됐다. 3C란 배움의 전당, 기회의 전당, 창조의 전당 (Campus, Chance Field, Creative Field)을 일컫는다.

우선 중소기업은 배움의 전당이다.

필자는 기업인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 종종 묻는다. 학교에서 많이 배웠습니까? 기업에서 많이 배웠습니까? 이구동성으로 기업에서 많이 배웠다고 한다.

기업은 이제 일하는 공장이라기보다는 배우는 학습의 전당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배움의 성격에 가까운 신제품을 기획하고 연구개발하고 마케팅 분야에 투자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특히 중소기업은 짧은 기간에 기업경영 전반의 많은 것을 익힐 수 있는 최적의 장이다. 여기서 쌓은 경험은 창업에 유용한 자원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제 좋든 싫든 생애 한 번 정도는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운이 좋아 60세에 정년을 했다 해도 남은 생이 20∼30년은 족히 된다. 그 긴 기간을 빈둥거릴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나이에 다시 마땅히 취업할 만한 곳도 없다. 1인 기업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중소기업에 근무한다는 것은 먼 훗날 창업을 위해 준비하는 기간으로 인식해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은 기회의 전당이다.

변화가 심한 곳에, 사람들이 기피하는 곳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 기회가 있다. 중소기업은 이 3가지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 기회의 땅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재가 적다. 그래서 본인만 열심히 하면 짧은 기간 내에 능력을 인정받는 기회가 온다.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늘 새로운 업무에 도전해야 한다. 이처럼 중소기업은 기회의 전당이자 도전의 장이요, 변화의 장, 희망의 장이다. 취업을 앞둔 학생도 늘 역동적인 중소기업도 청춘이다. 중소기업에 청춘을 던져 보자

셋째, 중소기업은 창조의 전당이다.

중소기업은 인재 자금 기술 정보 모두 부족하다. 결핍은 기업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동인이 된다. 유리병에 벌과 파리를 넣었더니 파리는 살아 나오고 벌은 죽었다는 실험이 있다. 벌은 환한 불빛이 있는 곳으로만 나오는데 파리는 이곳저곳 닥치는 대로 날다 결국은 출구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파리처럼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한다. 그리고 결국 해낸다. 변화의 시대에는 부족한 것이 핸디캡이 아니다. 중소기업은 작아서 민첩하고 부족해서 역동적일 수밖에 없다.

육상경기에서 승부가 갈리는 건 모퉁이를 돌 때다. 앞지르기를 하려면 모퉁이에서 아꼈던 힘을 모아 전력 질주해야 한다. 졸업을 앞둔 여러분은 지금 삶의 모퉁이를 돌고 있는 거다. 이때 전력질주하면 지금까지 다소 부진했던 것들을 털어 낼 수 있다. 삶은 모퉁이가 있어 흥미진진하다. 모퉁이가 많은 곳에서 경주를 하면 더 많은 기회가 온다. 중소기업은 늘 모퉁이를 만들어 낸다. 언제나 배움이 있고 기회가 찾아오고 창의성이 발휘되는 중소기업에 젊은이들이여 한번 도전해 보라!

이경열 인덕대 산학협력단 주얼리 디자인과 교수
#기고#이경열#중소기업#취업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