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법 방북해 미녀 손잡고 관광 즐기는 ‘종북 노수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3월 24일 무단 방북해 석 달 가까이 체류 중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 노수희 씨가 가는 곳마다 미녀의 안내를 받으며 관광을 즐기고 있다. 북한은 관영언론을 통해 노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한다. 그는 인민복 차림으로 북측 판문각에 나타나 북한군 장교와 쌍안경으로 남측을 응시한 적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노 씨의 관광사진 6장에는 미모의 북한 여성 손을 꼭 잡거나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난달 14, 15일 김일성 부자가 생전에 사회주의 국가 등지에서 받은 선물을 전시하는 국제친선전람관이 있는 묘향산 지구를 방문한 노 씨는 안내를 맡은 3명의 여성과 다정스러운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

며칠 뒤인 17일 평양의 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한 올해 나이 70세의 노 씨는 손녀뻘 되는 앳된 소녀의 손을 잡고 작품을 감상했다. 노 씨의 흐뭇한 표정과는 대조적으로 북한 여학생의 표정은 굳어 있다. 지난달 22∼25일 금강산을 찾은 노 씨가 안내원의 손을 꼭 잡은 채 풍경을 바라보는 사진도 있다. 최근에는 개성 영통사 경내에서 북측 여성의 손을 잡고 북한 승려들과 함께 경내를 거닐었다. 사찰 안에서 가져야 할 경건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은 노 씨가 젊은 미녀와 손잡고 극진한 환대를 받는 모습을 공개해 북한이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는 체제 선전을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북한은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미녀 응원단을 보내 남쪽 관중의 시선을 끌어보려는 시도를 한 적도 있다. 달리 보여줄 게 없는 북한이 즐겨 쓰는 ‘미인계’의 냄새도 난다. 경제 문화 등 민간교류협력 차원에서 방북했던 인사들은 북한 여성이 객실로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곤란을 겪었던 일화를 털어놓으며 경각심을 촉구한다. 숙박시설 내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영상을 촬영한 뒤 협박하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씨는 남북통일을 위한 영웅적인 행동이라도 한 것처럼 군사분계선을 넘어 의기양양하게 귀환하려는 모양이다. 칠순 나이의 통일운동가가 젊은 여성들과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는 일은 체모(體貌)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가 추구한다는 ‘조국통일’ 사업이 그렇게 철딱서니 없는 것인지, 판문점을 통해 내려오면 물어볼 게 많다.
#방북해#종북#노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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