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학소]여수엑스포, ‘해양산업 한류’ 계기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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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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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명품(名品)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제품’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사용되지 않았던 명품은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조치 이후 사회적으로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해외여행의 물꼬가 트이면서 명품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대명사이자 부(富)를 상징하는 용어가 된 것이다. 최근 그 의미가 더욱 확장돼 각종 소비재는 물론 명품인재, 명품도시, 명품정책, 명품인생에 이르기까지 최고를 강조하는 ‘접두어’로 각광을 받고 있다.

새삼 명품이라는 단어를 반추하게 된 것은 개막을 꼭 6개월 앞두고 있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을 위한 강렬한 염원 때문이다. 이번 행사가 일회성 메가 이벤트로 귀결돼서는 안 된다. 아직 걸음마 수준인 국내 해양산업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동시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호기로 삼아야 한다.

지금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다. 해양산업과 해양경제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해운기업들은 물동량이 줄고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도 감소하고 있다. 최근 수산물 가격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바다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국내 해양산업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하다. 그렇다면 미래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하는 해양산업에도 명품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양산업에도 분명히 명품이 있다. 먼저 바다를 기반으로 하여 새로운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고 있는 해외의 주요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항구도시 하코다테(函館)는 오징어 하나로 연간 50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코다테 하면 오징어, 오징어 하면 하코다테’, ‘오징어 회를 안 먹으면 하코다테를 다녀왔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의 주인공인 오징어가 지역경제의 핵심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주의 골드코스트는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보트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 세계적인 보트 메카로 우뚝 성장했다. 세계 초호화 보트는 대부분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서핑 낚시 경마 골프 등 각종 문화 및 관광레저 시설도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 숙박시설과 교통망도 빈틈이 없다. 중국은 상하이(上海) 인근 저장(浙江) 성 동북쪽의 저우산(舟山)군도를 대규모 해양특구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해양자원 개발과 해양산업 시범기지를 세워 해양자원의 산업화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특구가 본격 개발될 경우 홍콩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항구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이처럼 바다에 접해 있는 나라와 주요 도시들은 해양경제를 지속 발전이 가능한 신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명품 해양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뒤질세라 2016년까지 현재 10위권인 해양 국력을 세계 5위권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국가 차원의 해양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여수세계박람회는 우리 해양산업을 우수한 기술력과 접목해 ‘명품’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이런 가운데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여수 현지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명품 해양산업이 주도하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된다. 10일 여수 디오션 리조트에서 ‘해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주요 국가의 명품 해양산업을 조명함으로써 여수 지역의 특수성에 맞는 해양산업을 발굴하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가 엑스포 역사상 처음으로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제 협력프로그램으로 해양 분야 개도국 지원사업인 ‘여수 프로젝트’의 성공사례가 소개될 예정이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여수세계박람회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메가 이벤트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기여함은 물론 우리의 명품 해양산업을 수출할 수 있는 ‘해양 한류’의 변곡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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