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구자억]공교육의 ‘슈퍼스타 K’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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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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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교육 기관평가연구센터 소장
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교육 기관평가연구센터 소장
미국이 공교육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내걸었던 ‘교육대통령’ 의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을 향한 질주(Race to the Top)’ 프로젝트의 2년차를 맞아 투표로 우수 고등학교 1곳을 선정해 5월 16일 열리는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우수 학교에 힘을 실어주려는 뜻이다.

세계는 지금 우수학교에 힘 실어줘

‘정상을 향한 질주’ 프로젝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0년 발표한 교육개혁을 위한 재정지원프로그램이다. 43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교육을 표준화하고, 좋은 선생님을 확보하며, 불량 학교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미국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는 모르겠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1등을 차지한 부커 워싱턴고는 4년 전만 해도 불량 학교였으나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수 학교로 탈바꿈하였다.

공교육 강화를 위한 개혁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아시아 각국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학부모나 학생에게 개인의 학습능력에 맞게 학교를 선택하도록 학교 순위를 공개하고 있다. 순위가 높은 학교에는 우수학교상을 주고, 이를 통해 학교 간 경쟁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최근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경쟁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중국은 중점학교를 통해 학교의 질을 관리한다. 중점학교도 국가 수준, 성 수준, 시 수준 등으로 등급이 매겨져 있다. 지방정부에 따라서는 우수한 공립학교 선발대회를 열기도 한다.

한국 정부도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여전히 학부모들은 공교육을 외면하고 사교육 시장을 기웃거린다. 이런 과정에서 학교는 본연의 기능을 잃고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든 학교가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첫째, 우리도 미국처럼 우수한 공립학교를 찾아 그들의 노고를 격려해주는 기회를 가져보자. 최고의 공립학교 선발대회를 열어 그들의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같이 공유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다른 학교들이 벤치마킹하고 발전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자. 학생을 변화시키고 감동시키는 좋은 학교를 선정해 최고의 대접을 해준다면 학교 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둘째, 정부와 지역사회, 학교가 연계해 지역사회 환경을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좋은 학교를 만들어보자. 좋은 학교는 교육당국의 노력만으로는 만들기 어렵다. 지역사회가 교육에 대한 무관심에서 벗어나 학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열악한 환경의 학교에 최고의 교사를 배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번에 1등을 한 미국 공립고교는 지역사회의 지원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거센 사교육 열풍도 수그러질 것

셋째, 교육 관련 평가체제를 정비해서 평가가 공립학교 개선을 이끌도록 하자. 학교 평가, 시도교육청 평가 등이 현재와 같이 분절적으로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하고, 모든 평가활동이 학교의 질 개선에 집중될 수 있도록 하자. 좋은 학교를 탄생시키기 위해 학교갱생컨설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넷째, 학교 교육 개선을 위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자. 꾸준히 발생하는 혁신적 교육사례들을 한눈에 보고, 학교 개선을 위한 실질적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개최한 좋은학교박람회나 교육과정 선진화 엑스포는 그런 예가 될 수 있다. 이제 한국도 미국과 같은 ‘정상을 향한 질주’ 노력이 필요한 때다.

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교육 기관평가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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