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맹형규]전자정부 서비스는 바로 김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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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누군가가 전자정부 서비스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이렇게 답하겠다. “전자정부 서비스는 바로 김치다”라고.

지난해 영국의 권위 있는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의 김치값 폭등을 국제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적이 있다. 그 기사를 보면서 우리의 김치문화도 아니고 김치값에 대한 기사를 글로벌 유명 언론이 비중 있게 다룰 정도로 국가적 위상이 높아졌구나 하고 생각했다. 김치는 우리 식생활의 바탕인 동시에 건강식이다.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힘들거니와 건강 유지에 많은 도움을 준다. 전자정부도 마찬가지다. 현대인의 일상에 필요한 많은 부분을, 마치 일용할 양식처럼 도와준다. 옛날 같으면 며칠 걸렸을 행정업무를 내 집이나 사무실에서 불과 몇 분 만에 순식간에 해결해주니, 돈과 시간 절약은 물론이려니와 정신건강에 아주 좋다.

게다가 우리 전자정부 서비스는 세계인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건강한 밑반찬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자정부 관련 컨설팅을 하고 있는 나라는 70여 개국에 이르고 인도네시아 전자특허출원시스템, 에콰도르 전자통관시스템 등 전자정부 수출액은 지난해 1억5000만 달러였다. 우리 행정시스템은 2010년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192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해 대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전자정부 서비스 환경에도 많은 변화 요인이 생겨났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급속한 보급에 따른 모바일 환경 확산, 기존 인터넷(IP)TV를 넘어서는 스마트TV의 보급, 저출산과 고령화,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사회가 급속하게 스마트 사회로 이동함에 따라 전자정부 서비스 역시 더 안전하고 편리하면서 따뜻하게, 더 스마트하게 바뀔 필요성이 생겼다.

이에 우리 정부는 세계 최고 전자정부로서 지속적인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고, 모바일 환경에서도 한결 나은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전자정부(Smart Gov)’를 추진하려 한다.

스마트 전자정부는 단적으로 말해 최신 정보통신기술과 정부 서비스가 융·복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매체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국민이 원하는 정부 서비스를 이용하고, 국민의 참여와 소통으로 진화하는 선진화된 정부를 일컫는다. 이는 ‘SMART’라는 다섯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부처별 서비스가 연계되고 국민 중심으로 통합되어 끊임없이(Seamless), 어디서나 편리하게(Mobile), 국민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나(Any time), 국민 수요에 실시간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Real time), 상생과 소통이 활성화된(Together) 선진화 서비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국가발전 모델을 수입하는 나라였다. 사회 및 경제 제도 각 분야에서 선진국 모범을 따라 하기 바빴으며, 쫓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곤 했다. 그런데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한국은 벤치마킹할 대상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위를 달리는 분야가 많아졌다. 전자정부 서비스도 대표적인 예다. 스마트 전자정부를 구현함으로써 국가 사회 현안을 해결함과 동시에 국민에게 한층 차원을 높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발돋움하려 노력할 것이다. 이는 개도국은 물론이고 대다수 선진국이 따라올 모범사례로 진화할 것이다.

미래사회는 안전과 복지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배려와 나눔의 문화가 확산되며, 양극화 해소를 통한 사회통합 등 인간, 가치, 감성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본다. 전자정부 서비스 역시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하여 세계인은 앞으로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한국에는 김치가 있듯 세계 일류 전자정부 서비스가 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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