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홍선]여자축구, 일찍 시작한 운동이 승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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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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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3위,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FIFA 주관 대회 통틀어 처음 우승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조기 교육의 힘이었다.

17세와 20세 이하 선수들은 축구기술(볼 컨트롤, 드리블, 정확한 패스 등) 능력이 뛰어났다. 볼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았다. 여민지, 지소연이 골문 앞에서 펼치는 현란한 드리블을 본 사람이라면 그들의 몸놀림이 다른 나라 선수를 쉽게 농락할 수 있으며 남자선수의 움직임과 비슷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4강 신화를 이뤘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지금의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초등학교 1, 2학년이었다. 전국적으로 축구 붐이 일었던 그때 체계적인 축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의 체계적인 훈련이 운동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스포츠에서도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 운동생리학적으로 볼 때 운동신경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운동에 대한 유전자(DNA)에 의해 많이 결정되지만 후천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쉽게 예를 들자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운동신경은 어린 시절 운동회에서 잘 달리는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다. 훈련된 능력이 아니라 타고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타고난 운동신경에 후천적인 노력이 결부되면 더욱 발전가능성이 있다. 어떤 동작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새로운 운동기술을 습득하려면 3000번 정도의 연습이 필요하다. 기술 동작을 연결해주는 운동신경이 발달하는 최적기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이다. 이 시기에 사람의 전체 성장과정 중 거의 90%에 이르는 신경 발달이 이루어진다. 5세에서 8세에 이르는 시기에 신체의 신경회로가 여러 형태로 연결된다.

따라서 운동신경을 발달시키는 데 최적기인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시기에 기술훈련을 주로 하여 여러 동작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신경 연결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20년 전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에서 여자축구가 채택되면서 한국은 하키선수나 육상선수 등 다른 종목에서 잘나가던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같은 해 9월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첫 A매치에서 1-13으로 졌다. 아시아경기에서는 북한에 0-7, 일본에 1-8, 대만에 0-7, 중국에 0-8로 완패했다. 스포츠에서도 조기 교육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송홍선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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