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현오석]청년층 고용할당제 필요하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11 03:00수정 2010-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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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취업자 수와 청년층 고용률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지난해 청년 고용률은 2008년에 비해 1.1%포인트 감소한 40.5%이다. 1998년(40.6%)보다 낮은 수준으로 통계청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통계의 이면을 꼼꼼히 살펴보면 크게 절망할 문제는 아니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경제위기에는 취약계층이 먼저 타격을 받는다. 따라서 청년층의 고용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우리도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청년 고용률이 직전 연도에 비해 무려 5%포인트 줄었다.

외국도 청년층의 고용률은 전체에 비해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의 고용률은 64.8%, 청년층은 40.6%이다. 한국을 비롯해 나라마다 청년층 고용률이 낮은 이유는 청년층의 경우 학업에 전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취업자보다 비경제활동인구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은 국방의 의무가 있는 데다 2005년 이후 대학진학률이 80%를 넘고 이에 따라 학업에 종사하는 인구의 비중도 2005년 이후 동반상승해 청년 고용률의 감소와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금년 들어 청년층 취업자가 상당수 감소했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인구구조의 변화에 기인한다. 올 상반기의 청년층 고용률은 지난해에 비해 큰 변화가 없는데도 청년층 인구가 줄어들어 전체 청년층 취업자가 감소하는 모습이다. 청년층 실업률도 대부분 OECD 국가는 10%를 웃도는데 우리는 8%대로 오히려 외국보다 낫다. 다만 청년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점차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은 골칫거리다. 이는 청년 실업 문제가 경기적인 측면보다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기인함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청년층 고용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동안 서비스산업의 고용 인프라 확충과 사회적 서비스 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했지만 획기적인 대책을 수립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청년층 고용률 감소의 주원인은 성장률 하락에 따른 전반적인 노동수요의 부족으로 볼 수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 본다면 앞서 지적했듯이 고학력화에 따른 학업인구의 증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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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진학률이 80%를 상회하는 한국적인 상황에서 고급인력의 활용 운운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현실을 한번 챙겨보자. 청년층이 취업하고자 하는 대기업과 공무원, 공기업에서는 시장에서 검증된 경력자나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능력 있는 인재를 원한다. 그러나 직업과 괴리된 대학교육과 학과의 존재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공급하기에 역부족이다. 대학과 대학 내 학과 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회에서 필요한 학과라도 산업현장과 무관한 교육은 기업으로서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교육과정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현장교육을 접목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벨기에가 시행하는 청년층 고용할당제, 즉 신입사원의 일정 비율을 청년층으로 배정하는 방법도 검토할 만한 정책대안이다. 한국도 일부 공기업은 벌써부터 일정 비율의 신규 고용을 청년층으로 할당한다. 민간기업으로 이를 확대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강제할 수는 없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간기업이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임금 체계의 개편이 필수적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연공 중심의 임금 체계하에서 고령화에 따른 고령층의 정년 연장과 청년층의 추가 고용을 동시에 추진할 순 없다. 연공 중심에서 생산성에 기초한 직무급 중심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세대 간에 일자리를 공유하고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첫출발임을 우리 모두 깨달아야 한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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