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주펑]자유-개방의 손 들어준 6·25 6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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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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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은 한국전쟁(6·25전쟁) 발발 60주년 기념일이었다. 한국전쟁은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에도 비극이었다. 중국은 지원군을 파견했고, 3년의 전쟁기간에 수십만 명이 숨지고 다쳤다. 적어도 10만 명 이상의 중국군이 한반도에서 생명을 잃었다. 이 수치는 중국이 1949년 건국 이래 참가한 모든 대외 군사작전에서 숨진 군인들을 합한 것보다 몇 배나 많다. 현재 여전히 수많은 중국군의 시신이 한반도에 묻혀 있다. 이들의 영혼이 언제 고향으로 오게 될지 알 수 없다.

이 전쟁은 중국에 또 다른 고난을 안겨줬다. 1950년 중국 군사작전의 핵심은 대만과의 통일이었다. 한국전쟁의 발발로 중국은 대만에 대한 작전을 포기했다. 병력을 재배치하고 당시 중국 국가재정의 몇 년 치를 쏟아 부으며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그 결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은 여전히 분단 상태이고 대만과의 통일문제는 여전히 중국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명이다.

또 한국전쟁은 중국인의 관념과 가치관에 변화를 불러왔다. 오늘날 중국인들은 이 전쟁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이 전쟁이 중국에 미친 영향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팽팽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많은 중국인은 이념적 사고에서 벗어나 한국전쟁에 왜 참전해야 했는지를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이들은 참전은 득(得)보다 실(失)이 많았다고 본다. 이런 비판론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사고(思考)에 중대한 진전이 있음을 대표한다. 다원화된 생각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상당수의 중국인은 ‘붉은 중국’이 국가 안전과 국제적 지위를 확보하는 데 한국전쟁 참전이 중요한 의의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지만 당시 막 성립한 ‘붉은 중국’의 시각에서 볼 때 참전은 정권의 안정을 다지고 국가의 존엄을 세우는 데 반드시 거쳐야 했던 ‘성인식’이라는 것이다. 비록 한국전쟁은 비극이지만, 이를 통해 중국 평화의 기초가 다져졌다는 관점이다.

전쟁 발발 60주년을 기념하는 이유는 역사를 거울로 삼기 위해서다. 이런 비극의 재발을 막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안정을 추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려는 목적이다. 다행히 이런 비극은 다시 발발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판단할 근거는 충분하다. 우선 동북아에서 각국 관계가 결정적으로 변했다.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를 두고 전략적으로 경쟁하거나 지정학적인 쟁취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은 이미 없다. 또 한국의 민주제도와 세계화 과정에서 보이는 활약은 한국이 북한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 남북한 간의 관계도 역사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중한 양국은 경제적으로 고도의 상호의존적 관계이며 광범위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양국 관계는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에서 베이징과 서울이 더욱 긴밀하게 ‘같은 자리에 함께 서 있을 것’을 결정할 것이다.

과거 60년은 동북아에서 2개의 가치와 세력이 대결하는 세월이었고 현재 승부는 명확히 드러났다. 이 기간 중 중국의 거대한 방향전환과 중한 관계의 발전은 한국전쟁의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를 보여준다. 자유와 풍요로움, 정의를 향한 인민이 승자이고, 자유와 개방 협력 그 자체가 승자다. 지금 이 순간 한반도 분단이 해소되기까지 새로운 60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단언할 수 있다.

주펑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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