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천리안 위성의 일기예보 적중 기대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9일 03시 00분


우리 기술로 개발한 첫 복합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이 27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기상위성을, 세계 10번째로 통신위성을,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의 해양관측 위성을 개발 보유한 나라가 됐다. 천리안 발사 성공은 두 차례에 걸친 나로호 발사 실패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우주개발의 불씨를 살렸다.

기상 통신 해양 3가지 기능을 탑재한 천리안은 국민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천리안이 6개월간 시험운영을 거쳐 올해 말 정상 가동되면 기상청은 일본 기상위성으로부터 30분 간격으로 수신하던 기상자료를 15분 간격으로 직접 수신할 수 있다. 태풍이 오면 8분 간격으로 자료를 받게 돼 일기예보 적중률이 크게 높아진다. 중국 몽골 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사 및 해수면과 지표면 온도 등 16종의 기상환경 정보도 받는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과 해양오염 등을 실시간으로 관측해 어선의 조업활동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독자적 인공위성이 없어 기상예측이 빗나간다는 기상청의 변명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 천리안에 탑재된 통신용 안테나가 우주인증을 받으면 3차원(3D) TV와 초고화질(UHD) TV 등 차세대 위성방송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도 갖추게 된다.

나로호 발사 실패에서도 보듯 인공위성 하나를 궤도에 올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선진국이 쏘아올린 6800여 기의 인공위성이 지구를 선회하고 있다. 이 중 현재 가동 중인 것은 600∼800기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정지궤도를 도는 위성은 약 360기에 불과하다. 정지위성은 자리 잡을 공간이 부족해 우주공간을 확보하는 것부터가 국력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력과 기술력을 갖춘 나라만이 정지궤도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천리안은 우주개발의 디딤돌을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유럽 아리안5로켓에 실려 하늘을 날아가는 천리안을 보는 마음이 그렇게 흔쾌하지만은 않다. 앞으로 위성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으므로 독자적 우주개발 능력을 키워야 한다. 천리안을 통해 국산기술을 이용한 인공위성 제작능력이 확인된 만큼 다음에는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기술개발에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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