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 1등 서비스’ 인천공항은 되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8일 03시 00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제공항협의회의 평가에서 5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대형 허브공항이면서 서비스가 뛰어난 점이 1위의 비결이다. 입국심사는 평균 13분, 출국심사는 18분 걸려 각각 45분과 60분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권고시간의 3분의 1에 못 미친다.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을 접목한 자동출입국심사 서비스도 세계 으뜸이다.

인천공항도 2001년 개항 때는 덩치만 컸지 서비스 개념이 약했다. 고객 불만사항을 수집, 분석해 개선방안을 찾고 공항 입주기관들이 통합서비스를 구축한 결과 세계 최고에 등극했다. 최근에는 외국 여객에게 한국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서 공항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서비스 수출도 한다. 그동안 각국 정부 및 공항 관계자 4300명이 노하우를 배워 갔다. 작년 11월 리샤오향 싱가포르 창이공항 사장이 간부들과 함께 찾아와 인천공항의 보안, 환승 및 상업시설을 꼼꼼히 살펴봤다. 최근 2년간 공항서비스 세계 2위에 올랐던 창이공항도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인정한 셈이다. 인천공항은 2주 후 개항하는 이라크의 아르빌공항에 운영 컨설팅을 해주고 5년간 3150만 달러(약 360억 원)를 벌어들인다. 러시아 하바롭스크공항의 현대화사업과 향후 운영에도 참여한다.

공기업인 인천공항이 5년째 세계 최고를 유지하기까진 다양한 혁신이 이어졌다. 첫 민간인 최고경영자(CEO)인 이채욱 사장은 2008년 취임 직후 ‘고인 물’ 같은 공기업 문화를 털어내기 위해 인사개혁을 했다. 인사권을 아래로 위임해 본부장과 실장이 처장을, 처장은 팀장을, 팀장은 팀원을 선임하게 했다. 간부급은 연봉제, 일반직원은 준연봉제를 적용하지만 이 사장은 “실적 좋은 직원을 위한 보상시스템이 아직 미흡하다”며 아쉬워한다.

과도한 복지와 방만 경영 탓에 혈세 낭비의 주범 중 하나로 인식되는 공기업도 인천공항처럼 경쟁 시스템과 서비스 정신을 갖추면 세계 1등을 할 수 있다. 경쟁력과 생산성이 크게 뒤지는 국내 서비스산업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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