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에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냉소적이었다.
“그는 민감한 주제를 건드려 주목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한국인의 이상열기를 납득할 수 없다.”
굳이 그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오마에의 논리를 따져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있다.
이번에는 한국기업의 ‘미국식’ 추종을 맹비난했지만 2년전 한국에 와선 “세계화를 하려면 한계에 이른 일본기업을 따르지 말고 미국기업의 혁신모델을 취하라”고 말했던 그였다.
그러나 중요한 건 오마에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우리 자신의 빈곤한 지적 풍토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오마에 소동’은 더욱 씁쓸하다.
몇년째 우리사회는 재벌개혁 등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당장 시급한 과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국가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단거리’ 과제일 수 있다.
‘한국은 21세기에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우리의 장기적인 국가전략은 무엇인가.’ 이렇게 멀리 내다보고 고민하는 거시적 논쟁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마에 같은 인물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한바탕 휘저어놓은 건지도 모른다.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 국가전략을 놓고 논쟁하는 풍토를 기대해본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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