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버리고 먼저 탈출 의혹 이모 선장, 처벌 가능?

동아일보 입력 2014-04-17 12:08수정 2014-04-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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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세월호 참사. 사진=진도ㅣ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선장 이모 씨(60)에게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승객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선장이 가장 먼저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 게다가 선체에서 무사히 탈출한 뒤 치료를 위해 찾은 병원 병실에서 바닷물에 젖은 5만 원짜리 2~3장과 1만 원짜리 10여 장을 치료실 온돌침상에서 말리고 있었다는 보도(17일 자 동아일보)까지 나와 공분을 사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 선장은 최초 선박 좌초 신고가 접수된 지 40여 분 뒤인 오전 9시 30분쯤 배 밖으로 나와, 오전 9시 50분쯤 해경 경비정에 의해 승객 50여 명과 함께 구조됐다. 기관사와 조타수 등 선원 6명도 이 '첫 구조 그룹'에 속해 있었다.

이 선장은 17일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에서 2차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언제 배를 빠져나왔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날 "승객과 피해자, 가족 등에게 죄송하다"며 참회의 뜻을 밝혔다. 그는 실종자 가족과 승객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정말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며 말을 줄였다.


이 선장이 승객보다 먼저 탈출했으며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어떤 처분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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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경찰청에 따르면 이 선장에겐 선원법을 적용할 수 있다.
선원법 10조(재선 의무)에는 "선장은 화물을 싣거나 여객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화물을 모두 부리거나 여객이 다 내릴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안 된다"(다만, 기상 이상 등 특히 선박을 떠나서는 아니 되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장이 자신의 직무를 대행할 사람을 직원 중에서 지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11조(선박 위험시의 조치)에서는 선장은 선박에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인명, 선박 및 화물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 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선장이 11조를 위반해 인명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을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선박 및 화물을 구조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했을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과하게 돼 있다.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 이번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와 비슷한 일이 지난 2012년 1월 이탈리아에서 발생했다. 호화 유람선 코스타콩코르디아호가 승객 4229명을 태우고 가다 암초에 충돌하면서 좌초했다. 밑바닥에 구멍이 뚫린 배가 침몰하면서 승객 32명이 사망했다. 이 때도 선장 셰티노가 사고 직후 승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배에서 탈출했다. 그는 경찰에 체포돼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검찰은 배에 남은 승객 300여 명을 버리고 도망친 그에게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승객 1인당 약 8년형씩 도합 2697년형을 구형했다. 이 사건의 재판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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