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초미세먼지 32%는 中 영향”…한중일 첫 공동연구 결과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0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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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준다는 한국·중국·일본 정부의 공동연구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우리나라 서울·대전·부산 3개 도시에 중국 초미세먼지(PM2.5)가 미치는 영향은 연평균 32%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가 당초 추정했던 30~50% 범위에 든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한·중·일은 20일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LTP)’ 요약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한·중·일 3국 정부가 처음으로 미세먼지 국외 영향의 기여율에 대해 인정하는 연구결과로, 2000년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지 19년 만에 나온 것이다.

당초 지난해 발간될 예정이었지만 중국 측 반대로 무기한 연기됐다가 올해 2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이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11월 23~24일) 전에 발간하기로 합의하면서 사무국인 한국이 이번에 발표하게 됐다. 일본은 한국 발표와 동시에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그러나 중국은 대외 공표를 하지 않는다.

국가별 최적화된 대기질 모델 기법을 이용해 초미세먼지에 대한 3개국 주요 도시의 국내·외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 연평균 기준 자체 기여율은 한국 51%, 중국 91%, 일본 55%였다.

한국과 일본은 초미세먼지의 절반 가량이 국내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중국의 경우 대부분 중국 내 요인으로 초미세먼지가 발생했다고 보면 된다.

중국 배출원에 대한 우리나라 서울·대전·부산에 대한 연평균 영향은 32%였다. 일본 도쿄·오사카·후쿠오카에 대한 영향은 25%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으로 우리나라 배출원의 중국 6개 도시(베이징·톈진·상하이·칭다오·선양·다롄)에 대한 영향은 2%에 불과했다. 일본에 대한 영향은 8%로 산정됐다.

일본 배출원의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은 2%, 중국에 대한 영향은 1%였다.

우리나라의 고농도 시기(12~3월)의 국외 영향 값이 발표되지 않은 점은 여전히 논란이다. 고농도 시기 국외 영향의 기여율은 더 높게 나올 수 밖에 없어서다. 우리 정부는 고농도 시 중국의 기여율을 60~80%으로 추정해 왔었다.

장윤석 환경과학원장은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고농도 기간의 국외(중국) 영향임을 잘 안다. 그래서 어떻게 설명할까를 고민했다”면서도 “연평균 값으로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고농도는 당연히 기여율이 더 있다. 연평균 1~20% 정도 올라갈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이어 “국외 영향이라는 게 사실 북한을 경유해 유입되는 (미세먼지) 농도도 있다. 중국 이외의 기여율도 약 15% 된다”며 “중국 외 기여율의 대부분은 북한 경유라고 보면 된다.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숫자다. 동남아 지역과 몽골 등 장거리에서 오는 것은 오차 범위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3개국 저마다의 저감 노력으로 대기 중 오염물질 농도는 감소 추세였다.

각국의 배경농도 관측 지점에서 2000~2017년 장기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3개국 모두 황산화물(SO2), 질소산화물(NO2),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감소했다. 관측 지점은 우리나라의 경우 백령·강화·태안·고산, 중국은 다롄·옌타이·샤먼, 일본은 리시리·오키이다.

특히 전국 규모의 국가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의 경우 지난해 농도가 2015년 대비 우리나라는 12%, 중국은 22%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지난해 자료가 확정되지 않아 2017년 자료를 사용한 일본의 경우 2015년 대비 1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 원장은 “국가별 최적화된 모델 사용과 모델링 수행 과정의 옵션 차이 등으로 인한 연구결과 간 편차가 있어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재 과학 수준에서는 받아들일 만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는 동북아 대기질 현황 분석에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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