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작년 총저축률 35.8%… 돈 쌓아두기보다 부채 줄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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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시대의 부채관리

하민훈 한화생명 강남FA센터 FA가 고객과 상담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하민훈 한화생명 강남FA센터 FA가 고객과 상담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돈을 쓰지 않고 쌓아두는 가계와 기업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저성장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지난해 한국의 총저축률은 35.8%로 1999년(35.9%)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런 저성장 시대에는 소득을 올리기 힘들기 때문에 부채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계청의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는 6655만 원이다. 이 중 금융부채가 4686만 원으로 70.4%를 차지한다.

반면 가구당 금융자산은 9400만 원에 불과하다. 자칫 금융부채를 잘못 관리하면 부동산 등 다른 자산이 있어도 현금 동원이 안 되는 흑자도산을 할 수 있다.

또 대출금리는 예금금리보다 통상 2∼3%포인트 높다. 1%포인트 더 높은 금리의 예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대출을 정리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중도상환이 불가능하거나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부채부터 갚아 나가는 것이 순서다. 그렇다면 어떻게 부채를 관리해야 할까.



첫 번째는 지출을 통제하는 것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신용거래 또한 증가하는데, 신용소비도 단기 부채라는 점을 잊어선 된다. 지출에 대한 점검 없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할부거래가 여러 번 겹치면 대부분의 소득이 월급날 통장에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져버린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게 되면 버는 만큼 쓰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쓰는 만큼 벌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연말정산 시 공제율이 30%로, 신용카드(15%)보다 공제도 더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큰 지출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집 마련’에 일생 동안 가장 큰 지출을 한다. 현실적으로 부모의 도움 없이 20, 30대가 대출하지 않고 집을 구매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부채는 금액이 매우 커서 한번 대출을 받으면 상당한 기간 상환에 매달려야 한다. 과거와 달리 저출산, 저성장, 주택보급률 100% 초과 등으로 이제 높은 집값 상승률을 장담할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도 향후 집값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채 상환 계획을 세심하게 수립한 뒤 집을 사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집 다음으로 큰 지출 항목이 아마 자녀 교육비일 것이다. 요즘 대다수의 가정은 자녀를 경쟁적으로 학원에 보낸다. 물론 자녀에게 많은 지원을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하지만 지금 학원 2, 3개를 더 보내고, 나중에 자녀에게 의존하는 것과 학원 1, 2개를 줄이는 대신 노후에 부모가 경제적으로 부담을 안 주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자녀에게 도움이 될까. 따라서 부부가 충분히 의논해서 자녀 교육비와 노후자금 마련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인 계획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평생 벌어들이는 소득으로 집을 사고, 아이를 기르고 교육시켜야 한다. 또 아이가 크면 결혼비용도 필요하고, 최종적으로 자신의 노후 생활비까지 써야 한다.

최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만 65세 이후 필요한 총 의료비가 1인당 평균 81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국내 20∼60대 경제활동 종사자 155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응답자들이 예상한 노후 의료비 평균인 2538만 원의 3배가 넘었다. 이처럼 기본적인 지출 외에 위험 관리도 준비해야 한다.

장기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지출에 대비하려면 좀 더 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임신을 하면 아이의 사고나 질병에 대비하기 위해 태아 때부터 보험에 가입한다. 20년 후 대학 등록금을 미리 준비하는 부모들도 많다. 이러한 계획을 자녀에 국한하지 말고, 주택의 구입과 노후생활까지 더해 중장기적으로 배분해서 준비하는 것이다.

현재의 소비를 줄여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미래소득을 당겨 쓰는 부채가 훨씬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부채를 활용하다가 은퇴하면 소득이 끊기기 때문에 퇴직금으로 남은 원리금을 상환해야 된다. 여름 내내 일하며 겨울을 준비한 개미를 비웃던 베짱이에게는 뉘우칠 기회가 있었지만, 우리를 도와줄 개미가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하민훈 한화생명 강남FA센터 FA
#부채#부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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