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나쁜 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은 효과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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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1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그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지속가능경영, 윤리경영 등 다양한 명목으로 3조1241억 원을 복지와 교육, 문화 등 사회공헌활동에 썼다. 보건복지부 사회복지 예산의 약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처럼 많은 기업이 사회적 공헌을 하고 있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 과연 이런 활동이 회사의 재무적 성과나 기업가치로 연결되는가.

 최근 미국 툴레인대, 노터데임대,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은 4500여 개 기업에 대한 19년간(1991∼2009년)의 사회공헌활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업가치(주가총액)와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과거에도 이런 연구들은 종종 있었지만 이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공헌에 반대되는 사회 해악 행위와의 연관성까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상식적이면서도 의미심장했다. 과거의 해악 행위를 덮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경우는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직 원래부터 ‘좋은 회사’, ‘착한 회사’라는 이미지가 있는 기업만이 사회공헌활동을 했을 때 기업가치 상승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있었던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 남양유업의 대리점 갑질 사건,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등은 기업의 사회적 해악 행위가 매출, 이익, 주가 등의 재무 성과에 큰 타격을 줬던 사례들이다.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로 많은 사람이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 나쁜 평판은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진다. 이런 경우 기업이 사건 이후에 사회공헌활동을 열심히 한다 해도 사람들은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기 때문에 인정을 받기 어렵다. 따라서 행사성, 전시성, 일회성 사회공헌 캠페인보다는 평소에 진정으로 좋은 기업,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기업가치와 주주의 이익까지 극대화하는 길이다.

신현상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hyunshin7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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