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 냉수 한그릇 약속… 6·25 영웅들 회혼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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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 80대 부부 10쌍 합동 행사… 보훈처, 4일 전쟁기념관서 열어

국가보훈처 주최로 4일 열리는 ‘6·25전쟁 호국영웅 합동 회혼례’에 참석할 참전유공자 강덕희, 권정옥 씨 부부. 국가보훈처 제공
국가보훈처 주최로 4일 열리는 ‘6·25전쟁 호국영웅 합동 회혼례’에 참석할 참전유공자 강덕희, 권정옥 씨 부부. 국가보훈처 제공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겨울. 황해도 구월산에서 육군 첩보부대 유격대원으로 활동하던 신태일 씨(88)는 당시 부대원 간호와 취사 업무를 돕던 엄춘분 씨(80)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품은 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치열한 전투를 치른 뒤 살아남은 두 사람은 정전협정 체결 후인 1955년 경기 용인에서 다시 만났다. 전쟁의 상흔이 여전한 시절인 탓에 두 사람은 물 한 그릇을 떠놓고 인사하는 것으로 혼례를 치렀다.

 이후 61년을 해로한 이 부부가 하객들 앞에서 정식 결혼식을 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에서 신 씨 부부를 포함한 노부부 10쌍이 ‘6·25전쟁 호국영웅 합동 회혼례(결혼 60돌을 기념하는 의식)’를 한다고 3일 밝혔다. 주례는 박승춘 보훈처장이 맡기로 했다. 신 씨는 “어렵고 힘든 시절 함께한 전우이자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에게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려 주고 싶었는데 회혼례를 치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6·25전쟁 참전용사를 예우하기 위해 결혼 60돌을 맞은 참전용사 부부를 선정해 해마다 회혼례를 치러 준다. 박 처장은 “민관군 협력으로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가보훈처#6·25전쟁 호국영웅 합동 회혼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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