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제로백 3.3초, 날아갈 듯 튕겨나가… 터치스크린으로 全기능 제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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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P90D’ 홍콩서 직접 타보니

홍콩에는 총 3곳의 테슬라 매장이 있다. 홍콩 사이잉푼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
홍콩에는 총 3곳의 테슬라 매장이 있다. 홍콩 사이잉푼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
올 3월 미국의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보급형 ‘모델3’를 출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과연 테슬라의 자동차는 어떤 차일지 호기심이 생긴 것은 당연했다. 이에 직접 홍콩에서 테슬라를 경험해 보기로 했다.

홍콩섬 서부 사이잉푼(Sai Ying Pun)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에서 모델S의 ‘P90D’ 모델을 직접 타봤다. 모델S는 지난해 홍콩에서 2221대가 팔리며 인기를 얻고 있는 차종. P90D는 모터가 앞뒤로 두 개 달린 듀얼 모터 모델로, 모델S 중에서도 최상위 트림이다. 홍콩 운전면허증 미소지자에겐 직접 운전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해 동승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실제로 모델S를 보니 움직이는 ‘스마트 디바이스’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잘 알려진 대로 모델S에는 문을 여닫는 손잡이가 차체 안으로 들어가 있다. 자동차 키를 가지고 가까이 가면 손잡이가 튀어나온다. 문을 열면 센터페이샤 가운데 있는 17인치의 대형 터치스크린이 켜진다. 아직 시동을 걸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운전자는 차량의 모든 정보를 살펴보고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이 외에는 물리적인 버튼이 전혀 없다. 선루프를 열 때에도 스크린에 손가락을 쓱 문지르면서 원하는 비율만큼 조작할 수 있다. 스크린은 마음대로 분할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비게이션과 차량 운행 정보 등의 창을 동시에 띄울 수 있다.

모델S는 따로 시동을 거는 ‘스타트 버튼’이 없다. 탑승하는 순간 이미 차는 운전자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 오른편에 달린 기어 레버를 D에 놓으면 운전 준비는 끝이 난다. 계기판에는 내가 어떤 정보를 볼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소음이 없다는 점 외에도 모델S가 일반적인 승용차와 다른 점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차의 속도가 점점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는 테슬라 차에 적용된 ‘리제너레이티브 브레이킹(Regenerative Braking) 시스템’으로 감속 시 발생하는 에너지는 전기로 회수하는 기능이다. 다소 어색할 수도 있지만 에너지 절약은 물론 브레이크를 거의 밟지 않고도 운전이 가능해 오히려 편리할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홍콩섬의 가파른 언덕길을 올랐다. 여느 차와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일반적인 차라면 변속을 하느라 덜컹거림이 느껴지면서 오르막길을 올랐을 텐데, 모델S는 마치 평지를 운행하듯 그대로 올라가 버린다. 시승을 함께한 매장 직원은 “기어가 없기 때문에 전출력(Full Power)를 갖고 앞으로 전진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홍콩에선 총 2221대의 모델S가 팔려 길거리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홍콩에선 총 2221대의 모델S가 팔려 길거리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차의 제로백은 3.3초. 순간 가속 능력을 높여 제로백 도달 시간을 줄이는 ‘루디크러스(ludicrous·터무니없는) 모드’를 선택하면 3.0초까지도 가능했다. 직원이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차는 ‘윙∼’ 하는 소리와 함께 거의 날아갈 듯한 속도로 튀어나갔다. 누가 잡아당기기라도 한 듯 몸은 완전히 뒤로 젖혀져 마치 비행기 이륙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엔진룸이 없기 때문에 트렁크가 앞뒤 쪽에 있다.
엔진룸이 없기 때문에 트렁크가 앞뒤 쪽에 있다.

주차할 공간을 찾아 알아서 주차해주는 ‘오토 파킹 시스템’은 정확도가 상당했다. 차량과 주위의 장애물 간의 거리(cm)를 숫자로 표시해줘 직관성을 높였다.

다만 1억3000만 원을 넘는 가격에 비해 ‘럭셔리함’은 다소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시보드, 스티어링 휠, 시트 가죽 등의 마감이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있는 암레스트 콘솔은 다소 짧은 탓에 운전 중에 팔을 살짝 올려두기 다소 불편해 보였다.

한편 테슬라가 서울 공식 판매대리점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테슬라 홈페이지에는 서울에서 일할 매장 매니저, 판매 고문,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엔지니어 등을 구한다는 영문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다.

홍콩=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car#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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