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함정, 욱일승천기 달고 진해항 입항 논란…“피해국에 전범기 달고 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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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5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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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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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함정이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를 달고 25일 진해항에 입항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군에 따르면, 일본 해군의 3600t급 구조함과 2750t급 잠수함은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진해와 제주 인근 해역에서 진행되는 '2016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ific Reach 2016)'에 참가하기 위해 진해항으로 입항했다.

일본 군함 2척은 진해항에 입항하면서 함수에는 일본기를, 함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기였던 욱일승천기를 게양했다.

국제 관례상 함수에는 국기를, 함미에는 해군기를 다는데 일본은 해군기로 욱일승천기를 사용하고 있다. 국제법상으로도 함정은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고 있어 일본 함정이 욱일승천기를 다는데 제약은 없다.

그러나 욱일승천기가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전쟁 피해국인 우리나라 해역에서까지 욱일승천기를 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일본 함정들의 입항을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은 “독일이 하켄크로이츠 달고 프랑스 가는거랑 같은 것이다”, “규정상 문제가 없을 지라도 전쟁피해국에 입항해서까지 전범기를 달아야 하는가는 외교적으로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은 "함정은 국제법상 자국 영토로 간주된다"며 "일본 측이 욱일승천기를 군기로 사용하는 만큼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군함은 모두 군기를 게양한다"며 "국민감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다른 나라의 군기 게양에 대해 우리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함정이 우리나라에 입항하면서 욱일승천기를 게양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일본 측은 우리나라에 입항하면서 10여 차례 욱일승천기를 달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번 훈련에는 한·미·일을 비롯해, 호주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6개국이 잠수함 조난사고 구조 훈련을 한다. 참가국들은 훈련을 마친 뒤 다음달 3일 제주해군기지에서 훈련을 평가하고 폐막식도 가질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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