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끝나도 아수라장…제작진 아옹다옹에 덫에 걸린 ‘치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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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11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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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배우 김고은, 박해진. 동아닷컴DB
(왼쪽부터)배우 김고은, 박해진. 동아닷컴DB
도대체 누가 이 드라마를 올가미에 가둬둔 것인가. 화제작이자 문제작인 tvN ‘치즈 인 더 트랩’(이하 ‘치인트’)이 종방 후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치인트’는 캐스팅부터 화제가 됐다. 인기 작가 순끼가 그린 동명 웹툰으로 드라마를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니아들은 작품에 대한 남다른 눈길을 보냈다. 웹툰의 재미를 드라마가 그대로 살려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과 우려였다.

박해진과 김고은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고 과연 이들이 ‘유정 선배’와 ‘홍설’의 이미지를 온전히 가져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첫 방송 직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연기력으로 모든 논란을 정리했고 시청자들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비록 중간 중간 이성경의 연기력이 수면에 떠오르는 것을 제외하곤 말이다.

문제가 크게 터진 것은 박해진과의 일이었다. 각종 논란에도 인기를 유지하던 ‘치인트’는 남자주인공 박해진의 분량이 급속도로 줄어들자 파장이 일기 시작했다. 2월 24일 박해진 소속사는 소셜미디어에 “배우의 제2의 집 촬영장은 숭고해야 하는 곳. 누구 하나만을 위한 드라마일 수 없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고 이날 원작자 순끼 역시 “드라마 협의와 관련해 6화 이후로 대본 공유가 없었고 결말 또한 협의하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이후 박해진 소속사 대표는 “애초에 원작에 대한 훼손이 없는 조건으로 합류를 했다. 그랬는데 갑자기 이야기가 원작과는 다른 흐름을 탔다. 이에 촬영 중 감독과 이야기 내용에 대한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후 편집본을 보니 유정(박해진 분)의 감정이 표현되는 중요한 장면이 모두 사라졌더라”고 말했다.

며칠 뒤 제작사는 “연출자인 이윤정 PD가 직접 순끼 작가에게 사과를 전했다”라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해진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이에 대해 CJ E&M측은 “논란이 있기 전 촬영은 모두 끝난 상태였다. 그런데 배우와 연출자 간의 의견 충돌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지만 촬영이 들어갈 땐 의견을 정리한 후 진행된다. 그런데 왜 촬영이 끝나고 다시 불만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 알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치인트’는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채 종영이 됐다. 종방연, 종방 휴가까지 서로를 탓한 채 끝나고 말았다. 그런데 이제는 끝났나 싶었던 ‘치인트’ 논란은 최근 발매된 OST까지도 이어졌다. 이번엔 속지가 문제였다. OST 속지에 박해진은 포스터에 담긴 이미지만 들어가 있어 팬들의 분노를 산 것.

이에 CJ E&M측은 “현장에서 촬영된 스틸이나 메이킹은 배우 측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OST 경우 박해진 소속사에서 공식 포스터 활용에만 동의했기 때문에 다른 사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박해진 측은 “OST와 관련해 연락은 받았지만 공식 포스터 사진을 사용해 달라고 이야기 한 적은 있다. 하지만 속지와 관련한 내용은 전달받지 못했다. 이에 포스터 사진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라고 미세한 의견차를 내보였다.

배우, 제작진이 처음부터 작품을 망치려고 했겠는가. 이 모든 것은 작품을 향한 과도한 열정 혹은 욕심으로부터 시작됐다. 게다가 박해진 소속사는 분명 제작에 대한 월권을 했고 이윤정 PD는 배우를 설득시키지 못했다. 그 사이에 소통은 없었고 결과가 화제작을 문제작으로 몰락시키고 말았다. 서로가 부린 욕심이 결국 배우들과 시청자들을 덫에 걸리게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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