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할 나이에 벤처 도전… SKT 창업지원 활동 ‘브라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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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걸쳐 23명 全과정 도와
평균나이 48세… 최고령 60세도
2015년 전체 매출목표 500억 잡아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브라보! 리스타트 2기 성과 발표회’에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왼쪽)과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참여 기업 프레도가 선보인 사물인터넷 기반 지능형 완구를 살펴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브라보! 리스타트 2기 성과 발표회’에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왼쪽)과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참여 기업 프레도가 선보인 사물인터넷 기반 지능형 완구를 살펴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하다 2003년 창업전선에 뛰어든 황완석 씨(49). 나노파티클(미세 나노입자) 기술로 만든 제품을 섬유회사에 납품하면서 괜찮은 수익을 올렸다. 자신감을 얻고 다른 업종 창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잇따른 실패. 그는 실패 기간을 “깊은 터널 같았다”고 표현했다.

황 씨는 올해 5월 다시 일어섰다. 사업을 하면서 확보한 원천기술로 한의원용 치매증상 진단기기를 만드는 회사인 ‘레독스테크’를 세웠다. 휴대용 채혈기기에서 측정된 수치를 분석해 스마트폰에서 치매의 위험 여부와 예방조치를 함께 알려주는 제품을 만든다. 연간 1000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이미 미국 현지 기업과 손잡고 미국 내 한의원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박승곤 씨(50)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의 1차 협력업체에서 순탄한 직장생활을 해오다 갑자기 회사가 매각되면서 직장을 잃었다. 그는 재취업보다는 창업에 도전한다. 지난해 4월 반려동물용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제조사 ‘볼레디’를 창업한 박 씨는 현재 10억 원 가까운 연매출을 바라보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대표다. 볼레디는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반려동물에게 급식을 하고 운동도 시키며, 모니터링까지 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제품. 국내 기관 3곳에서 모두 2억7000만 원의 투자도 받았다. 박 씨는 “프랑스 대표 이동통신사인 오렌지텔레콤 등 해외 기업들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SK텔레콤이 중장년층과 은퇴자의 ICT 기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브라보! 리스타트’의 2기 참가자다. SK텔레콤은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발표회를 열고 사업 추진 성과를 공개했다.

박 씨와 황 씨를 포함한 1, 2기 참가자 23명의 평균 나이는 48.6세다. 최고령자는 올해 예순을 맞았다. 가장 젊은 참가자라고 해도 41세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한 직후, 심지어 재학 중인 경우도 많은 대다수의 스타트업 기업가에 비하면 스무 살 이상 나이가 많다. 하지만 저력은 젊은 창업가 못지않다.

올해 43세인 권돌 아이에스엘 대표는 손에 들고 다니는 전자칠판 ‘빅노트’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6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모바일아시아엑스표(MAE) 2014에 전시되면서 현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10월 중국의 한 유치원 프랜차이즈 기업이 이 전자칠판을 시범 도입한다. 1기 참가자 최원재 씨(49)가 창업한 파슬넷의 ‘무인택배’ 서비스는 올해 5월 인천 남구 주안동 신기시장에 도입됐고, 9월에는 서울 광진구 중곡동 제일시장에도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전체 참가자의 내년 매출 목표액을 합하면 500억 원에 이른다.

SK텔레콤은 이들에게 초기 창업지원금 2000만 원과 사무실, 멘토링 등을 제공하고 각종 연구개발(R&D) 설비와 기술개발자금, 창업자 심리 상담까지 해준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브라보! 리스타트’는 지난 1년간 창업자들의 경륜과 노력에 SK텔레콤의 지원이 더해져 국내 대표 창조경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축적된 노하우를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적극 접목해 ‘성공 벤처의 산실’로 일궈내겠다”고 말했다. 3기 참가 희망자는 ‘행복창업지원센터’ 홈페이지에 10월 30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은퇴#벤처#SKT#창업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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