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강지환 “前 소속사와의 법적 공방, 연기 위한 수업료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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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7월 8일 2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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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쏟아지는 스틸컷과 성대하게 치러지는 제작 발표회는 치열한 시청률 전쟁의 전초전이이라고 할 만하다. 이렇게 드라마 방영 전부터 열을 올리는 단 하나다. 3~4회까지 얻은 시청률이라는 성적표가 최종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기선제압이 가장 중요시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강지환이 출연한 KBS2 월화드라마 '빅맨'(극본 최진원, 연출 지영수)은 이런 면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썼다. 초창기 시청률 한 자릿수를 넘기지 못하며 고전했던 것과 달리 최종회애서는 월화극 1위를 기록하며 아름다운 퇴장을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시청률 두 자리만 나오라고 빌었죠, 그런데 사람 욕심이 있다보니 두자리를 넘으니까 월화극 1위가 욕심이 나더라고요. 이번에 1위로 끝을 내게 되서 역전골을 넣은 기분이 듭니다."

드라마의 성패가 주인공 한 사람에게 달려있는 것은 아니지만 강지환이 느낀 부담은 상당했던 모양이다. 그는 "월요일 저녁이 되면 잠을 잘 때도 휴대전화를 쥐고 잤다. 다음날 아침 6시부터 시청률부터 검색을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포털 사이트에 보면 경쟁작인 '닥터 이방인'이 항상 저희 드라마 위에 올라 있어요. 그게 항상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이번에 1위를 하고 나니까 포털 사이트 뉴스 맨 상단에 올라있어서 그 기사들을 일일이 캡처까지 해놓았어요."

그렇다면 왜 '빅맨'은 중후반에 이르러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았을까. 강지환은 "시기의 덕을 봤다"고 표현했다. 뒤숭숭한 시대이니만큼 리더의 필요성을 절감한 시청자들이 '빅맨'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빅맨'은 사실 정말 뻔한 스토리잖아요. 그래서 더 잘 표현해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방영 당시에 선거철도 있었고 국가적으로 안 좋은 일도 있어서 김지혁의 밝은 면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강지환은 유독 극적인 변화가 심한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빅맨'의 김지혁과 '돈의 화신' 속 이차돈, 영화 '차형사'에서 맡은 차철수 등 내면이나 외면 둘 중의 하나는 반드시 큰 폭의 변화를 겪은 인물을 연기했다. 마치 그가 소속사 분쟁으로 인해 롤러코스터 같은 커리어를 쌓아온 것과도 묘하게 닮아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제 연기 인생의 2막은 '돈의 화신'이에요. 그 때는 그런 사건 사고들이 잘 해결되어서 나름 좋은 인생경험을 한 것 같아요. 그때의 경험들이 데이터가 되서 지금도 몸에 간직되어 있어요. 비싼 연기 수업료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죠."

강지환은 애써 긍정적인 단어로 소속사 분쟁을 표현했지만 곳곳에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해했었던 듯 하다. 그는 "그때의 소속사 문제로 본의 아니가 아까운 시간을 보냈다. 억울한 꼬리표도 따라붙어서 가슴 아프고 답답했지만 당시에는 말을 하고 싶어도 그게 가십이 되고 또 다른 안 좋은 영향을 줄까봐 참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확실히 강지환은 역경 속에서 단단해졌다. 그는 '돈의 화신'에서도 제대로 복수심을 표현할 줄 알았고, '빅맨'에서도 버림받은 슬픔을 애절하게 표현했다. 강지환이 세상이 지불했다던 '연기 수업료'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제 데뷔 12년차가 됐어요. 돌아보면 '참 잘도 버티는구나' 싶어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도 없이 뮤지컬부터 시작해서 마땅한 히트작도 없는데도 차근차근 제 길을 걸었어요. 중간에 가슴 아플 때도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잘 지내온 것 같네요. 앞으로도 저만의 색을 내는 연기자로 남고 싶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사진제공│조은회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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