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유준상 “10년 후 다시 찾아간 니스서 바라본 칸에 눈물”

동아닷컴 입력 2014-05-21 00:05수정 2014-05-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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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에 니스로 여행을 갔는데 옆에서 30분만 가면 칸이라는 거예요. 하지만 발걸음을 돌렸죠. 배우가 되면 꼭 다시 찾겠다고 다짐했죠. 그리고는 10년 후에 칸을 밟았어요. 다시 찾은 니스에서 칸을 바라보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배우로 살며 한 번도 가기 힘든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네 번이나 밟는 유준상의 말이다.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2010)를 시작으로 ‘북촌방향’(2011), ‘다른 나라에서’(2012)로 칸을 다녀간 유준상은 올해 ‘표적’(감독 창감독)을 들고 다시 칸으로 향했다.

“칸에서 초청메일을 받고 바로 홍상수 감독님에게 연락드렸어요. 감독님 덕분에 매년 큰 영화제에 가게 됐다고 하자 감독님께서 ‘네가 열심히 잘해서 그런 거다’고 격려해주셨어요. 홍상수 감독님 덕분에 세 번 연속으로 가게 됐고, 다양한 경쟁분야로 초청받아 아주 기뻐요.”

제67회 칸 영화제가 주목하고 있는 ‘표적’은 국내 관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흥행 중이다. 특히 유준상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송반장’으로 분한 유준상은 냉철함을 넘어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또한 극의 반전을 더하는 인물로 ‘표적’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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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시대인 만큼 죄책감 없는 인물을 만들고 싶었어요. 과연 죄책감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표적’ MT를 가서 우리 나쁜 경찰들끼리 모여 영화를 위한 작당모의를 시작했죠. 절대로 누구하나 빠져갈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든 거죠. 게다가 각자의 사연을 만들어서 더 사이가 돈독해졌어요. 착한 형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하하.”

유준상은 처음부터 ‘표적’에 덥석 손을 내밀진 않았다.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역할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다고.

“저는 영화 중반부터 나와요. 그 짧은 시간에 캐릭터를 설명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못 하겠다고 했는데 결정적인 한 장면 덕분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그 장면을 살려보자고 판단한 뒤 각본을 짜는 형사로 설정이 된 거예요.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짧은 시간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준상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최선을 다했지만 이토록 연기에 세세하게 신경을 써 본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고 이번 촬영을 통해 느낌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윽고 그와의 인터뷰는 15금과 19금을 넘나들었다. 원래 촬영은 지금 스크린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강렬하고 셌다며 편집된 장면 이모저모를 슬그머니 알려줬다. 그는 “사실 진구를 무지막지하게 때렸는데 15세 이상 관람가로 만들려니 다 잘렸다”며 “나중에 진구가 날 때리는 작품이 있으면 피해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원래는 김성령 씨에게 총구를 겨누는 장면도 클로즈업으로 찍어서 더 생생하게 내보내려 했는데 허가를 받지 못했어요. 칸에서는 삭제된 장면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내 관객은 못 보냐고요? 300만 관객을 넘으면 감독님과 한 번 추진해보려고 해요.”

류승룡과의 막판 액션 연기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맨몸으로 맞고 자동차에 부딪히는 등 일명 ‘맨몸액션’을 한 류승룡과 산탄총을 들고 그를 노리는 유준상의 강렬한 대결은 영화 중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저도 ‘전설의 주먹’을 해봐서 잘 아는데, 우리 나이에 무릎으로 뛰어내리고 부딪히는 게 정말 힘들어요. 그런데 류승룡은 몸을 안 사리더라고요. 금이 간 것 같은데 괜찮다고 하고…. 힘들까봐 말도 못 걸었어요. 그런데도 틈나는 데로 웃음도 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승부욕에 불타올랐죠.”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을 넘나들며 유준상은 팔방미인이다. 작년 앨범 ‘준스’(Junes)를 내며 가수 타이틀을 낸 그는 “최근 기타리스트 이준화와 그룹을 결성해 ‘제이 앤 조이 20’ (J&Joy 20)을 결성했다”며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했다. 스무 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곧 북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버스킹을 하며 연주곡을 만들 생각이다.

“올 가을에는 앨범을 내보려고 해요. 연주곡으로요. 듣다가 잠들어버릴 수 있는 아주 편안한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이 모든 것이 연기를 잘 하고 싶다는 일념 하에 시작한 것이라는 그는 “언제나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살고 싶다. 젊은이들이 내가 ‘올드’해졌다고 한다면 그 버릇을 고치는 게 맞다”고 말을 이어갔다.

“관객들은 늘 신선한 것을 보고 싶어 하시는데, 제가 늘 과거에만 얽매여 있으면 될까요? 나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오늘도 더 좋은 작품을 보고, 대사도 더 열심히 보고, 더 많이 노력해야죠. 그게 제가 추구하는 배우의 길인 것 같아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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