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평창 출전… 슬로베니아를 배워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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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열악한 조건에 세계14위
비결은 유망주들 강국에 조기유학

“겨울올림픽에 나가고 싶다고요? 그럼 우리한테 배우면 되겠네요.”

경기 고양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대회에 출전 중인 슬로베니아 협회 관계자가 한국 선수단에 농담처럼 던진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슬로베니아는 아이스하키에 관한 한 기적 같은 나라다. 인구가 200만 명 정도밖에 안 되는 슬로베니아의 남자 성인 등록 선수는 148명에 불과하다. 한국(120명)보다 약간 더 많다. 주니어와 여자 선수를 포함한 전체 등록 선수는 924명으로 한국(2046명)보다 훨씬 적다.

그렇지만 슬로베니아는 세계랭킹 14위에 올라 있는 아이스하키 강국이다. 2월에 열린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8강에 들었다. 20일 첫날 경기에서 일본에 1-2로 지긴 했지만 슬로베니아는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슬로베니아의 아이스하키 환경은 열악하다. 프로팀이 올림피야류블랴나밖에 없다. 이 팀은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헝가리 등 다국적 연합리그인 EBEL에 참가한다. 재정 상황도 좋지 않아 선수들은 지난 몇 개월간 급여를 받지 못했다. 제대로 장비 지원도 받지 못해 선수들이 스틱을 돌려 써야 할 정도다. 자국 내 인기도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슬로베니아에서는 유고 연방 시절부터 좋은 선수가 대거 배출됐다. 슬로베니아 아이스하키가 강한 것은 조기 유학 덕분이다. 요즘도 될성부른 떡잎들은 일찌감치 스웨덴이나 독일로 아이스하키 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가 열리면 슬로베니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

이번 대회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뛰는 안제 코피타르(LA 킹스)를 비롯해 주력 선수 8명이 소속 팀의 플레이오프 일정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2진급으로도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슬로베니아에도 져 2연패

한국은 21일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0-4로 완패하며 전날 헝가리전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고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아이스하키#슬로베니아#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 디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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