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안용규]올림픽 오심(誤審) 왜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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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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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체육철학 전공
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체육철학 전공
매일 영국 런던에서 날아오는 승전보에 밤을 지새우며 환희와 감동을 느끼다가도 어이없는 오심(誤審) 시비로 가슴이 아플 때가 있다. 더구나 근대 스포츠의 대국인 영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더더욱 어처구니없다.

이번에 벌어진 잇따른 오심 사태는 한마디로 스포츠 선진국이라 자처하는 유럽 국가들의 횡포다. 그리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한국에 대한 질투심이 작용했다고 본다. 펜싱 신아람의 사례를 보면 다분히 고의성이 엿보인다. 전통적인 유럽 스포츠 종목에서 서구의 견제가 극심해지고 있는 탓이다. 중국과 일본 대신 10위권의 스포츠 강국이 된 한국이 표적이 되어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먼저 돌아보고 향후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현명한 일일 것이다.

우선 한국 지도자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 어학 능력이 부족해 경기 결과의 재심이나 소청 등의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며. 바뀐 경기규칙을 인지하지 못하고 경기 중 작전 지시석에서 퇴장을 당해 선수가 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사례도 볼 수 있다.

지도자의 순간순간 작전 지시, 어학능력과 더불어 돌발적인 사태가 벌어졌을 때 대처하는 행정능력은 선수의 승패에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국제경기에 적합한 지도자 선발은 매우 중요한 관건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오심에 따른 희생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스포츠 외교력과 정보력 등 총체적인 스포츠 국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겪고 있는 오심의 억울함을 누가 막아줄 것인가? 해당 종목별 국제연맹에 한국인 실력자가 얼마나 존재하는가? 유력한 한국인 실력자가 있었더라도 그리 되었을까?

이러한 가정들이 바로 스포츠 외교의 필요성을 언급하게 한다.

미래에는 각 종목의 국제연맹에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스포츠 행정가, 스포츠 외교가를 양성하여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게 해주어야만 한다. 오심으로 그들이 억울한 판정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자면 정부 차원의 스포츠 외교가 육성이 필수적이다. 스포츠 외교 전문가에게 필수적인 어학능력과 리더십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교육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이제 스포츠 강국을 넘어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훌륭한 경기력을 지닌 운동선수도 길러야 하지만 이와 더불어 스포츠 행정능력을 지닌 국제적인 지도자 육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국제 경기단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인물을 육성하는 것이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공부하는 운동선수,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슬로건 아래 잠재적 능력을 지닌 체육인 육성에 최대한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여기에 또 하나 덧붙여 사람을 키우기보다 깎아내리는 문화도 바뀌었으면 한다. 충분한 능력을 가진 스포츠 행정가나 스포츠 선수가 있을지라도 흠집을 내기 바쁜 게 우리 주변의 솔직한 모습이다. 그러기보다는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듬고, 격려하고, 그래서 세계적인 스포츠 영웅 만들기에 전력투구하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고 본다.

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체육철학 전공
#시론#안용규#런던 올림픽#올림픽 오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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