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김재영]‘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차이를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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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관련 뉴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호국영령(護國英靈)을 혼용하고 있어 이를 지적하고자 한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개념 자체가 다르다. 국어사전에 순국선열은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 죽은 윗대의 열사’라고 나와 있다. 첨언하면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독립투쟁을 하다가 전사, 옥사, 병사한 사람들이 순국선열이다. 독립운동 참여자 총인원 300만 명 중 15만 명으로 추산된다(2003년 9월 국가보훈처 자료).

반면 호국영령의 사전적 의미는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명예로운 영혼’이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장에 나가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이들이다. 세월이 흐른 오늘, 그 숭고한 희생의 경중을 논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하지만 나라가 없을 때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과 나라의 부름을 받고 참여한 것은 분명 다르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 반대나 항거로 인하여 순국한 자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 건국포장 또는 대통령표창을 받은 자’라고 정확한 정의가 내려져 있다. 대한민국 건국공로자들이 순국선열인 것이다.

현충일이 호국영령들의 희생과 넋을 위로하는 날로만 인식된 지 이미 오래다. 이렇게 된 데는 호국보훈의 달 행사가 다양하지 못하고 호국영령의 비석을 돌보는 행사 일색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일선 학교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호국보훈의 달을 기리면서 국립서울현충원 충열대 주변이나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잠들어 계신 ‘순국선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주길 기대해 본다.

김재영 광복회 홍보팀장
#독자 편지#김재영#현충일#순국선열#호국영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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