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대강 사업 이후 홍수 위험 줄었다]“상습침수지 멀쩡… 오랜만에 발뻗고 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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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주민에게 들어보니

마을을 삼킬 듯 제방을 넘실대는 세찬 강물, 홍수 경고방송, 삽을 손에 쥔 채 물에 잠긴 논둑을 오가며 발만 동동거리는 농민….

장마가 닥치면 전국적으로 매년 되풀이됐던 모습을 올여름에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길고도 쏟아 붓는 듯한 장마 폭우에도 불구하고 4대강 주변에선 이렇다 할 홍수 피해가 많지 않았다. 4대강 주변 주민들은 대부분 “오랜만에 발을 뻗고 잠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지천에서는 새로운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 농경지도 둔치도 멀쩡

여주 지역은 여름이면 700∼800mm의 비가 내려 하천변 논밭이 물에 잠겼다. 특히 곡수천 합류 지점인 대신면 당산 양촌 당남지구는 상습침수 지역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6월 말부터 무려 773mm의 비가 내렸지만 피해는 거의 없었다. 여주군 대신면 당산2리 이민규 씨(48)는 “예전 같으면 이런 장마에 곡수천 근처 논밭이 대부분 침수됐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4대강 사업으로 침수도 없었고 4, 5시간 만에 물이 다 빠졌다”고 말했다.

충남 연기군 동면 합강2구 채용운 이장(59)도 “합강리는 미호천과 금강의 합류 지점이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비가 많이 오면 두 하천에서 밀려드는 물로 농경지 침수가 적지 않았지만 올해는 농경지를 뒤덮었을 것 같은 폭우에도 아무 피해가 없었다”며 “금강 살리기 사업이 홍수에 큰 위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함안보에서 상류로 4km가량 떨어진 경남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 아랫마을은 최근 마을이름을 ‘강마을’로 바꿨다. 낙동강 옆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 4대강 사업 이전까지 상습침수 피해를 입었고 갈수기엔 농업용수가 부족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에 따른 강바닥 준설로 농지 침수 피해가 사라졌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웬만한 비에 침수됐던 전남 나주시 다시면은 영산강 살리기 사업으로 수심이 2m에서 5m로 깊어지고, 강폭이 120m에서 450m로 넓어져 피해를 막았다.

○ 지천 쪽에서는 피해 주장도

준설공사가 집중된 본류보다 지천 쪽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 나주시 문평면 송산3구의 영산강 주변의 송산뜰은 올해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영산강 지천인 고막천이 넘쳐 버렸기 때문이다. 송산3구 이장 최병남 씨(56)는 “고막천 건너편인 함평군 쪽은 제방공사가 거의 끝난 반면 우리 마을 쪽은 제방공사를 이제 막 시작해 피해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 청양군 목면 화양리 금강 지천인 치성천에서는 가마교 교각의 세굴(洗掘·강이나 바다에서 흐르는 물로 기슭이나 바닥의 바위나 토사가 씻겨 패는 현상) 논란이 일었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금강 본류 준설로 지천 유속이 빨라지면서 교각에 세굴 현상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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