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조민호]제주 ‘세계 7大경관’ 힘을 보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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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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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조민호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세계 관광의 가장 큰 변화는 인공 관광자원에서 자연 경관자원을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자연친화적인 패러다임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이는 전통적 관광선진국인 유럽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광목적지인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메가 트렌드로 인식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10여 년간 관광지 개발의 주된 관심사는 리조트 골프장 카지노 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같은 자본과 노동이 집약적으로 결합된 인공 관광자원에 많이 의존했다. 상대적으로 자연 경관의 가치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했으며 심지어 경쟁적인 개발 과정에서 자연 경관을 훼손해 온 것도 사실이다.

자연 경관자원은 태생적으로 다른 관광자원에 비해 경제적이라는 유리한 요소를 갖고 있다. 사람이 만드는 인공 관광자원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므로 경제적인 가치를 극대화하기 어렵지만 자연의 신비로운 순리의 창조물인 자연 경관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을 갖는다.

또한 인공 관광자원은 리모델링과 같은 주기적인 재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자연 경관자원은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니 리모델링과 같은 재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경제적인 부가가치가 더욱 높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나라도 자연 경관자원의 발견과 보존에 눈을 돌릴 시기가 됐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와 아시아인뿐 아니라 세계인이 죽기 전에 꼭 방문해서 볼 만한 자연 경관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경관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제주도는 오래전부터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첫 번째 노력의 결실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점이고, 그 다음 결실은 세계 7대 경관 선정 최종 후보지인 28곳에 뽑힌 점이다. 이제 올해 11월 11일 최종 종착점인 세계 7대 경관 선정만을 남겨놓았다. 세계 7대 자연 경관 선정은 세계 신(新)7대 불가사의 선정과 같은 맥락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관광분야뿐만 아니라 국가 브랜드를 한 계단 이상 상승시킬 좋은 기회이다.

2009년 9월부터 2011년 11월 10일까지 전 세계인의 전화와 인터넷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28곳 중 7곳을 선정한다. 다른 후보지 28곳과 비교할 때 제주도는 유일하게 인간과 자연, 문화, 역사가 공존하는 곳으로 객관적으로 최종 선정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할롱베이,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아르헨티나의 이구아수 폭포, 방글라데시의 순다르반스, 독일의 블랙포레스트 등 세계적 관광지와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어서 최종 선정을 위해 어느 때보다도 국민의 단합된 뜨거운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관광의 매력은 출발할 때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돌아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관광을 마치고 기억이라는 것을 갖고 오기 때문이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관광 매력물 중 우리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것은 자연 경관이다. 우리로 하여금 그곳에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가장 큰 동기도 자연 경관이라고 한다. 자연 경관은 결코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관광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묘한 매력이 있음에 틀림없다.

제주도 자연 경관은 우리나라의 다른 관광자원에 비해 이러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자부심을 우리의 마음속에만 간직하지 말고 투표로 당당하게 동참하여 제주도가 세계 7대 경관에 선정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조민호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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