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은 살아있다] 국립과천과학관 영어 문패는?

  • 입력 2008년 3월 4일 17시 49분


《‘과학관은 살아있다’에서는 세계 유수 과학관 소개와 함께 우리나라 과학관이 모든 이를 위한 과학관, 살아 숨쉬는 과학관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모색하는 코너다. 관심 있는 독자들의 많은 조언을 기대한다.》

요즘 영어교육이 사회의 화두다. 그래서인지 영어 단어만 들려도 귀가 쫑긋거린다. 이 칼럼에서까지 영어를 이야기하는 것이 그렇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과학관에 대한 정의다. 한글로 ‘과학관’은 그야말로 과학관이다. 그런데 영어로 과학관은 과학박물관(science museum) 일수도, 과학센터(science center) 일수도 있다.

외국 과학관의 명칭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런던과학관(London science museum), 뮌헨 도이체스 과학관(Deutsches science museum)에는 'Museum'이, 온타리오 과학관(Ontario science center), 글래스고 과학관(Glasgow science center)에는 ‘center’이 붙어있다. 미국의 익스플로러토리움이나 파리 라빌레뜨 산업기술관, 동경 과학미래관 처럼 ‘center’ 성격이 강한 과학관에는 아예 고유명사로 이름을 지었다. 퀘스타콘(Questacon)으로 알려진 호주의 국립과학기술관(Australia's national science & technology center)도 정식 명칭에 center가 붙어있다.

그렇다면 박물관과 센터의 차이는 무엇일까. 과학박물관은 수집과 보존 기능이 중요하다. 17세기 들어 과학기기 컬렉션으로 탄생한 과학박물관에는 세계 최초의 엔진, 전구, 망원경 등 발명품들이 즐비했다. 역사적 유물로 간주되는 전시물들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기능이 과학박물관에서 우선시된 것은 당연하다.

과학센터는 전시물의 체험에 주안점을 두는 동시에 관람객의 체험을 교육과 연계시킨다. 과학박물관이 유물 중심으로 전시를 하는데 비해 과학센터에서는 관람객이 전시물과 관련된 특정한 상황을 인식하도록 전시물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과학박물관에서 자동차의 엔진이 시대별, 종류별로 전시된다면 과학센터에서는 도로의 상황을 연출하고 속도에 따른 정지거리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전시물이 제시된다. 이 경우 관람객은 과속운전이 왜 위험한지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과학 원리와 이론을 관람객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물을 구성한다는 말이다.

20세기 중반 들어 개인의 소장품이나 과학 기술 유물 전시를 담당하던 과학박물관은 과학센터로 탈바꿈했다. 전시기획자는 전시물과 관람객의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과학센터의 전시물은 직접 동작시켜봐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세계적으로 과학관은 과학센터로 그 방향을 틀고 있다. 과학관의 교육기능이 강화되면서 과학센터는 학교 밖 과학 활동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그러면서 과학관 관람객의 다수를 차지하는 학생들의 방문 기회를 높이는 역할도 맡고 있다.

올해 말 과천에 개관하는 국립과천과학관의 전시물은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렇다면 국립과천과학관의 영문 문패는 어떻게 달려야 할까?

장경애 과학동아 편집장 kajang@donga.com

장경애 편집장은

서울대 물리교육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마쳤다. 과학교사와 과학동아 기자를 거쳐 과학문화연구센터 소장을 지냈고 현재는 과학동아 편집장을 맡고 있다. 2002년 국립과학관(올해 개관하는 과천국립과학관) 개념설계 공모에 동아사이언스와 시공테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팀의 PM을 맡아 1등으로 설계 공모에 당선시키는 역량을 발휘했다. 보고 또 보고, 오고 또 오는 과학관을 만드는데 일조할 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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