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떠나는 부동산 여행]재건축미로에서 헤매지않기

  • 입력 2006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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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소규모 단지다. 그만큼 도심의 택지 공급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강남권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재건축 대상. 각종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메리트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인기 있는 투자처로 꼽힌다. 교통 학군 쇼핑 등 여건을 고루 갖춘 ‘노른자위 땅’에 있기 때문이다. 3일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과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를 다녀왔다.

○ “재건축은 시간과의 싸움”

대표적인 저층(5층 이하)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 주공1단지. 2003년 10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재건축 초기 단계의 단지다.

“흔히 재건축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투기하지 못하도록 묶어놓아서 전매제한 적용을 받지요.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환금성이 떨어지므로 장기투자 목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박 연구소장)

개포주공1단지는 2003년 12월 이전에 조합이 설립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새 아파트가 지어질 때까지 사는 것은 되지만, 파는 것은 안 된다. 이후 설립인가를 받은 단지는 사는 것도, 파는 것도 안 된다.

태양공인 박표근 사장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전매가 금지되다 보니 매물이 적어 가격도 평당 4500만∼5500만 원 선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해 가격의 등락폭이 크기 때문에 ‘아파트 시장의 코스닥’으로도 불린다. ‘11·15대책’ 이후 호가가 1000만∼3000만 원 떨어진 것도 이런 이유다. 8·31대책이나 10·29대책이 나왔을 때에는 석 달 사이 1억 원이 떨어지기도 했다.

○ 용적률의 함수

땅 면적(대지 지분)은 재건축을 이해하는 핵심요소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은 땅값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건물이 낡아 건물값은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같은 평형이더라도 땅 면적이 넓은 곳을 골라야 합니다.”(박 연구소장)

개포주공은 같은 13평형이더라도 1단지 지분은 17.23평, 4단지 지분은 16평으로 계산된다. 1단지의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총면적의 비율)이 낮아 땅 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새로 지을 때 적용받는 신규 용적률도 감안해야 한다. 1단지는 용적률 200%를 적용받으면 33평형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 강남구가 마련한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신규 용적률 177%를 적용받으면서 25평형 아파트로 돌려받게 됐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대해서는 ‘대박 심리’를 버려야 한다. 재건축이익 환수제, 기반기설부담금제 등이 도입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예전처럼 재건축에 투자해 2, 3배의 이익을 내던 시절은 지났다.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 실거주자에게 유리한 중층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중 대표적인 중층(10∼14층)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아파트 단지. 사업이 많이 진척된 편이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중층은 실거주자에게, 저층은 투자자에게 유리합니다. 저층 단지들은 현실적으로 자녀를 둔 학부모가 거주하기에 비좁지요. 거주하지 않으면 값이 올라도 양도소득세를 내면 남는 게 없을 수도 있습니다.”(박 연구소장)

이는 내년부터 1가구 2주택자에 대해 양도세를 50% 중과(重課)하기 때문에 살고 있는 집 이외에는 다른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하기 어려워졌다. 한 채를 투자하되 3년 보유, 2년 거주할 수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

또 될 수 있으면 조합원과의 갈등이 적은 곳을 골라야 한다. 예컨대 대표적 저층 단지인 개포주공1단지는 세입자가 80%에 이른다. 그만큼 투자용으로 보유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재건축을 전제로 사들인 경우가 많아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조합원 간 갈등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이다.

반면 중층 단지는 거주도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일부에서는 당장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아도 된다는 느긋한 분위기다.

실제로 한신아파트는 단지 곳곳에 ‘재건축 반대’, ‘무효 소송’ 등이 적힌 현수막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 조합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얘기다.

인근 강철수공인 강철수 사장은 “어느 아파트 단지든지 재건축 조합에 맞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 반대세력이 있다”면서도 “조합과 비대위 비중이 엇비슷하면 장시간 재건축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조합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산타 분양… 헉, 이달 수도권서만 1만8000채!

《청약 열기에 건설사들 ‘필’ 받았대요. 헉, 이달 수도권서만 1만8000채! 미뤄 두고 아껴둔 물량 연말 맞아 쏟아 낸다는데…. 서울 도심 주상복합도 솔깃하고 경기 동탄신도시도 눈길이 가네요.》

최근 ‘11·15 부동산대책’ 이후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새 아파트 분양시장은 열기가 뜨겁다. 지방에서는 모델하우스 주변에서 꼬박 밤을 지새우며 청약에 나서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서울 등 수도권 유망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수십 대 1에 이른다. 주택 건설업체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그동안 미뤄뒀던 분양물량을 올해가 가기 전에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전국에 공급될 아파트 물량은 2만3667채.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1만8558채가 공급될 예정이다.

○ 서울 도심 주상복합아파트 대거 분양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 예정물량은 17개 단지, 6571채로 이 가운데 조합원 몫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2924채다.

재개발 단지가 4694채로 전체의 71.4%다. 재건축 단지는 1094채, 신축 단지는 783채. 이 가운데 710채가 주상복합아파트다.

주상복합 중에선 도심의 남산 자락에 들어설 ‘남산 트라팰리스’와 ‘남산 플래티넘’이 눈길을 끈다. 남산 주변은 서울시가 195억 원을 들여 청계천과 같은 관광명소로 발전시킬 예정인 데다 중구청도 남산공원 터에 허브공원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어 주거 여건이 더욱 개선될 전망.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중구 남대문로에서 분양할 예정인 남산 트라팰리스(45∼78평형 136채)는 지하 6층, 지상 28·37층의 2개 동으로 이뤄진다.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쌍용건설이 중구 회현동에서 공급하는 ‘남산 플래티넘’(52∼94평형 236채)은 2개 동 33층으로 모든 층에서 남산을 볼 수 있다. 지하철 명동역과 회현역이 가깝고 명동 광화문 등 도심으로 가기도 쉽다. 평당 분양가는 2000만 원대 초반.

강북 재개발 구역에서도 대단지 아파트들이 대거 공급된다.

삼성건설은 성북구 종암동 재개발 구역에서 아파트(25∼43평형 1161채) 307채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길음역과 고려대역이 가깝다. 2009년 10월 입주 예정.

구로구 고척동 재개발 구역에서는 대우건설이 24∼42평형 409채를 분양한다. 지하철 양천구청역을 역세권으로 두고 있고 목동 신시가지와도 가깝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총면적 비율)이 159%로 낮고 계남공원이 주변에 있다. 가까운 편의시설로는 롯데마트와 내년 8월에 들어설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이 있다. 한강 조망권이 좋다는 이유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마포구 하중동 ‘GS 자이’(44∼60평형 75채)는 12월 분양계획이 내년 4월로 연기됐다.

○ 동탄신도시 등 경기에서도 대규모 분양

인천 경기에서는 이달 중 28개 단지, 1만1987채가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경기 화성시 동탄지구와 의왕시 청계지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탄신도시에서는 포스코건설의 ‘메타폴리스’(40∼97평형 1266채) 주상복합아파트가 돋보인다. 대지 2만9000여 평에 들어서는 16개 동 가운데 주상복합이 4개 동이며 나머지 12개 동에는 57층짜리 미디어센터, 백화점, 호텔, 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경기 의왕시 청계동에서는 대한주택공사가 30∼34평형 아파트 612채를 분양한다. 성남시 판교 및 분당신도시가 가깝고 청계산, 백운호수가 근처에 있어 주변 환경이 쾌적하다. 지하철 인덕원역과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할 수 있어 서울과의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수도권 12월 분양 예정 아파트
위치시공사평형분양물량(채)
중구 남대문로삼성건설45∼78136
성북구 종암동25∼43307
성북구 석관동24∼41136
서초구 서초동GS건설55∼99164
구로구 고척동대우건설24∼42409
강서구 방화동25, 3158
서대문구 홍은동동부건설14∼4561
서대문구 남가좌동14∼43247
서대문구 냉천동24, 41179
종로구 평창동롯데건설62∼111117
중구 회현동쌍용건설52∼94236
동작구 노량진동23∼4235
서대문구 홍제동한신공영32∼46148
서대문구 북가좌동현대산업개발26∼43159
구로구 고척동C&우방33178
중구 운서지구금호산업33∼46328
연수구 동춘동인천시도시개발공사33∼65460
수원시 권선동SK건설20∼60187
용인시 마북동대림산업34∼51404
화성시 동탄지구포스코건설40∼971266
수원시 입북동GS건설32717
남양주시 지금동부영3486
용인시 공세동성원건설70,80345
안양시 비산동29∼33141
용인시 죽전지구극동건설69∼7899
이천시 갈산동대우건설33∼52230
화성시 동탄지구서해종합건설43,48245
파주시 교하지구월드건설48∼53143
양주시 덕정2지구중흥건설45,52314
시흥시 미산동대주건설45∼68293
시흥시 능곡동경기지방공사33239
의왕시 청계지구대한주택공사30∼34612
자료: 내집마련정보사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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